공격적 행보로 ‘정치 역량’ 주목받는 변성완 시장권한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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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40일째를 맞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최근 잇따른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 부산시 안팎과 정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각종 현안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변 권한대행의 정치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부산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인 동남권관문공항 건설과 관련해 변 권한대행체제가 역량을 쏟고 있다. 변 권한대행은 지난달 31일 전격적으로 정세균 국무총리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지역 국회의원과 경제계가 지난달 중순 정 총리를 공개적으로 만나 동남권관문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한 것과 대조적으로 단독 비공개 면담이었다.

동남권공항 관련 총리와 면담
공무원노조 시위 강경 대응 등
각종 현안에 ‘자기 목소리’ 높여

그는 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계획안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산시의 입장뿐만 아니라 지역의 반발 여론을 상세하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단독 면담이었던 만큼 지역 여론과 입장을 좀 더 확실하게 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음 날인 1일 박성훈 경제부시장은 부산상공회의소 전·현직 회장단과 만나 지역의 최대 관심사인 동남권관문공항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등 지역의 여론을 결집시키는 데도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부산시청 1층 로비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부산본부 문제에도 지금까지는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부산 지역 16개 구·군의 공무원노조는 긴급재난지원금 선불카드 지급 중단 사태를 두고 시의 일방적 행정을 규탄하면서 시와 전공노 부산본부와의 ‘노정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시는 강경한 자세를 보인다. 시청 공무원들의 노조인 부산공무원노조가 엄연히 있는데 일선 구·군 노조와 노정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이같이 전례없는 일에 ‘권한대행체제 흔들기’로 규정하며 강력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지만 시와 일선 구·군 공무원 간의 ‘업무 떠넘기기’ 아니냐는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계속 방치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결국 시가 어떤 식으로든 해법을 마련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 권한대행이 어떤 해법을 낼지 관심을 모은다.

변 권한대행은 지난달 14일 신진구 대외협력보좌관을 복귀하는 문제에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거돈 전 시장의 핵심 정무라인이었던 신 보좌관의 복귀에 대해 부산공무원노조는 사퇴를 촉구하며 지난달 연일 집회를 이어갔다. 지역 여론도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하지만 변 권한대행은 정무적 업무 처리가 필요하다며 강행했다.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신 보좌관에 대해 변 권한대행의 재임용 여부와 지역 여론 달래기가 앞으로 과제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사실 권한대행체제이다 보니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보고 접근을 한다”면서 “조금씩 자기 목소리를 내는 변 권한대행이 난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정치권 한 인사는 “변 권한대행이 동남권 관문공항 등 그동안 부산시장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시민들의 뜻에 맞게 해결한다면 차기 시장 후보로 강력하게 떠오를 수 있다. 허남식 전 시장은 권한대행을 거쳐 10년 동안 최장수 부산 시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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