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삼락천 일대 물고기 400마리 ‘떼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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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삼락천 일대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이틀 넘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과 간조 시간대가 겹치면서 하천으로 물이 공급되지 않아 집단 폐사(사진)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복되는 물고기 떼죽음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굿둑 개방·간조 시간 중첩
하천 강물 유입 2시간 중단

4일 부산 사상구와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삼락천 일대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북구 삼락천 낙동강 유입수문부터 사상구 모라벤처타운 앞까지 약 700m 구간에서 잉어, 붕어, 누치, 배스, 강준치 등 400마리가량이 떼죽음을 당했다. 사상구는 지난 2일 오후 2시 50분부터 4일 오전 6시 30분까지 직원을 투입해 죽은 물고기를 수거했다.

사상구는 낙동강에서 삼락천으로 흐르는 유지용수가 공급되지 않아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삼락천 수위가 낮아져 용존 산소량이 0.7ppm까지 떨어진 게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사상구는 지난 2일 낙동강 상류 집중호우로 낙동강 하굿둑 수문 12개가 개방돼 있었고, 간조 시간대가 맞물려 낙동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삼락천에 2시간가량 물이 유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물고기 떼죽음을 방지하려면 펌핑 시설 등 각종 시설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상구 하천하수계 관계자는 “낙동강 수문을 개방할 경우 삼락천이나 학장천 물 고갈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낙동강에서 하천으로 흐르는 유입구 위치를 1m 정도 아래로 낮추면 반복되는 물고기 떼죽음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구는 낙동강 수문을 개방할 때 하천 물 고갈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부산시에 신규 펌핑 시설 설치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국수자원공사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적절한 수위 조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강호열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 사무처장은 “물 공급이 중단돼서 떼죽음을 당했다면 관리 주체들의 유기적인 업무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며 “반복되는 물고기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관련 기관들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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