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도 안 끝나는 ‘김해신공항 검증’, 백지화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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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코로나19 여파로 부산 김해국제공항 주기장에 여객기가 줄지어 서 있다. 부산일보DB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 검증 발표가 당초 예상했던 8월을 넘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긍정적인 신호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 4개 분과별로 이뤄지는 총리실 검증위의 검증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수요 분과의 한 위원은 11일 “아직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도 “8월 말 정도에 끝나는 것으로 (모두가)알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보고서 작성 가이드라인도 없어
‘정치적 무게에 결론 부담’ 관측
부산시 “나쁘지 않은 신호” 분석
‘검증위 가덕 적합성 검증’ 제안
“가덕신공항 조기 추진 기대감”

그러나 안전 분과의 경우, 국토교통부의 몇 차례 수정안 제출에 따라 민감한 검증 과제가 많아졌고 이에 대한 의견도 위원별로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검증위원들이 이번 결과 발표의 정치적 무게를 실감하면서 최종결론을 내는 데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와 관련, 직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은 11일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국회 정무위에서 총리실을 상대로 검증결과 발표를 어떻게 할 건지, 보고서는 어떻게 작성할 것인지 가이드라인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는데, 총리실도 수긍해 현재 관련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8월 중에는 결과 발표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 측은 전 의원의 지적 이후 직접 전화를 걸어 와 가이드라인 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부산시는 그동안 국토교통부 논리에 경도된 듯했던 총리실의 기류 변화에 따른 시간 지체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신호’라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처음 시작했을 때 국토부로 크게 기울어졌던 균형추를 우리 쪽으로 끌어오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검증 발표 관련 가이드라인 역시 우리가 줄곧 요구해 온 사안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가 최근 부산시에 가덕신공항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PK 민주당 의원들이 얼마 전 총리실에 검증위가 김해신공항과 함께 가덕신공항의 관문공항으로서의 적합성을 검증해 줄 것을 제안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으로 받아들여진다. 제안은 관문공항의 기준과 요건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검증위가 가덕신공항 수정안의 관문공항으로서 적합성을 검증한다면 전문성 등에서 하자가 없고, 입지 선정 과정을 따로 거칠 필요가 없게 돼 2030 부산월드엑스포에 맞춰 가덕신공항을 완공할 수 있다는 취지다. 즉, PK가 그동안 총리실 측에 요구해 온 검증 결과를 판단할 행정위원회, 또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에 대비한 입지선정위원회 절차를 뛰어넘어 사실상 가덕신공항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겠다는 것으로, 검증위 결론에 대한 ‘자신감’이 전제된 행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관련, PK 여권에서는 그동안 ‘김해신공항이면 충분하다’는 국토부의 초창기 보고를 믿어 왔던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김해신공항의 안정성 관련 문제 등에 대해 상세한 보고를 받고 생각이 바뀌었다는 말도 나온다.

PK 한 민주당 의원은 “검증위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떻게든 현 정부 임기 내에 가덕신공항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우리 의지를 알리고, 공유하는 과정”이라면서 “만약 총리실 측에서 우리 제안을 수용한다면 시기는 좀 더 미뤄질 수도 있지만, 가덕신공항이 좀 더 가까워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K 민주당 의원들은 조만간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이와 관련한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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