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미의 문화본색] 문화계 일상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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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공연예술팀 기자

코로나19가 또다시 문화 예술계를 옥죄고 있다. 신천지 사태 이후 활력을 잃었던 극장가가 6월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와 상업 영화 개봉으로 최근까지만 해도 살아나는 모양새였다.

특히 연상호 감독의 ‘반도’를 시작으로 홍원찬 감독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모두 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침체했던 한국 영화계에도 다시 빛이 드나 싶었다. 2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이후 한국 영화계에는 기쁜 소식이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영화 개봉 연기, 극장 휴업 같은 힘 빠지는 일뿐이었다가 이달 들어 일일 영화 관객 수가 7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명백한 회복세였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에 ‘반도’의 자동차 추격 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액션의 스펙터클은 공허한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데 충분했다. 부산 시내 극장의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5월까지만 해도 텅텅 비었던 극장은 이제 한 자리를 띄우긴 해도 관객으로 가득찼다. 오랜만에 극장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의 들뜸이 느껴질 정도였다. OTT 플랫폼과 기술의 발달로 집에서 편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큰 극장에서 함께 영화를 보는 경험 자체를 대체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공연계도 마찬가지다. 비록 올 초 야심 차게 기획했던 상당수 기획 공연이 취소되긴 했지만, 소규모 공연은 조금씩 재개되던 차였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마스크 너머 연주자의 희열이, 관객의 기쁨이 충분히 전달됐다. 어려운 와중에도 공연 예술계 종사자들은 버티다 보면 길이 있을 거라는 위로를 건네며 예술 활동을 이어 갔다.

서울에서는 3000명 이상의 관객이 모인 대중 콘서트가 열렸고, 방역을 철저하게 하면 코로나 시대의 대중 공연도 불가능한 게 아님을 증명했다. 온라인 공연은 현장 공연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팬층이 두터운 아이돌 그룹이 아니면 온라인 공연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관객 입장에서도 대중 공연에서 원하는 건 현장감이지 퍼포먼스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모두의 노력으로 이만큼이나마 새로운 영화를 볼 수 있고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사랑제일교회 사태로 또다시 부산 시내 문화시설과 공연장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개막을 1주일 앞둔 부산국제단편영화제도 온라인 영화제로 전환한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밖에 없다. 부디 이번 사태가 조기에 수습이 되어서 공연 예술계에 다시 일상이 찾아오길 기원한다.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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