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사라진 전통시장·특급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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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을 기대했던 부산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이 한숨만 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비대면 추석’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매년 명절 특수 효과를 보던 부산지역 호텔업계도 예약률 급감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전통시장 고객 발길 뚝 끊겨 ‘한산’
특급호텔 예약률 60~70%선 그쳐

28일 오전 찾은 부산 동래구 동래시장. 전통시장으로는 큰 규모다. 2층 규모 건물에 점포 350곳이 있는 동래시장도 코로나19 한파를 피하지는 못했다. 예년 이맘때면 수산물, 정육점 등이 있는 1층에는 제수 음식을 사기 위해 고객 수백 명이 붐볐으나, 올해에는 20여 명이 상인과 얘기하며 물건을 구매하고 있었다. 의류와 잡화점이 주로 들어선 2층에는 인적이 뜸했고,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곳도 많았다.

동래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곳에서 장사를 30여 년 했지만, 이 정도로 손님이 없는 명절은 처음이다. 예년보다 손님이 절반 이상은 떨어진 것 같다”면서 “조만간 장사를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한 영업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28일 부산상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추석을 앞둔 마지막 주말 기준 부산지역 전통시장에는 지난해보다 최소 30% 이상 손님이 줄었다. 부산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전통시장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도 좀처럼 매출이 회복되지 않아 걱정하는 상인이 많다”면서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다가오는 설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상인은 ‘차례 등 모임을 자제하라’는 정부 대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설과 추석은 전통시장의 최대 대목이라 가게 입장에서는 1년 중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서 “코로나19가 내년에도 종식된다는 보장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무조건 모이지 마라고만 하지 말고 영세 상인의 생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지역 특급호텔 예약률도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의 경우 추석 연휴 기간은 대부분 ‘만실’이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공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의 연휴기간 해운대 일대 특급호텔 평균 예약률은 60~70%선에 그쳤다. 해운대 한 호텔 관계자는 “연휴 기간을 앞두고 예약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지만, 지난해 예약률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관광 심리 위축이 가장 큰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현·곽진석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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