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박능후·강경화… 들끓는 여론에 개각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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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은 채 서울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기간 일부 장관과 관련해 불거진 논란으로 여권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미국 ‘요트 여행’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추석 인사 포스터 등을 두고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어서다. 이에 더해 아들 군 특혜 의혹에 대응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강경 메시지가 국민 정서를 자극하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개각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개각 논의는 전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분위기를 쇄신하고 국정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결국 인적교체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권 내 인적 쇄신 필요성 대두
文 정부 ‘원년 멤버’ 교체 가능성
박능후·김현미·박영선 등 거론
강경화는 남편 외유 논란이 변수
5~6개 부처 이상 ‘중폭’ 전망도

여권 고위 관계자는 5일 “국정감사와 내년 예산안 처리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당장 장관들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문 대통령이 연말쯤 개각을 하고 새 얼굴로 임기 5년 차를 맞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함께해 온 ‘원년 멤버’들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 강경화, 박능후 장관을 포함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여기에 해당된다.

박능후 장관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교체 시기가 계속 늦춰지는 것일 뿐 언제라도 후임이 인선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거기다 보건복지부 공식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박 장관의 사진이 담긴 추석 포스터가 게재돼 구설에 오른 것도 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현미 장관 역시 지난해 교체되려다 후임으로 지명된 최정호 후보자의 낙마로 뜻하지 않게 자리를 더 지킨 만큼 연말 교체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 장관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또는 전북지사에 출마하거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으로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화 장관은 문 대통령 임기 내내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외교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강 장관 역시 개각 대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요트 여행’을 위한 미국행 논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물론 여권 내에서는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연결될 사안은 아니라는 분위기도 있지만 여론의 향배에 따라 기류가 바뀔 여지가 있다.

‘원년 멤버’ 외에 내년 4월 보궐선거와 2022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일부 장관이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박영선 장관 역시 오래전부터 서울시장직에 관심이 있었던 만큼 내년 서울시장 보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차기 경기지사를 노리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질 수 있다.

개각 규모가 소폭을 넘어 5∼6개 부처 이상의 중폭이 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에 휩싸였던 추미애 장관의 교체를 놓고도 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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