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를 묻다, 작품으로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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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 비엔날레와 작가

작가들에게 비엔날레는 어떤 의미일까?

비엔날레의 의미를 묻는 전시가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현재 2020 부산비엔날레가 개최 중인 상황이어서 관심을 끈다. 부산 중구 동광동 오픈스페이스 배의 전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엔날레와 (지역)작가’가 그것이다. 과거 비엔날레에 참여했거나, 거절했거나, 아예 연이 없는 작가들이 비엔날레에 대한 생각, 기대, 욕망을 작품에 풀어냈다.

과거 비엔날레에 참여한 적이 있는 작가로는 강태훈, 심점환, 임국 작가가 이번 전시에 작품을 내놨다. 비엔날레 참여를 거절한 서평주 작가와 생계 수단으로 비엔날레에 (영상설치)업자로 참여한 이광기 작가도 동참했다. 비엔날레와 인연이 닿지 않은 젊은 작가로는 김정훈, 신익균, 한솔 작가가 이번 전시에 함께한다. 각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비엔날레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담은 10분가량의 인터뷰 영상도 설치됐다.

이달 24일까지 오픈스페이스 배
강태훈 심점환 임국 서평주 등
비엔날레 참여·거절·무연 8인
의미·기대·욕망·바람 풀어내
솔직한 속내 담은 인터뷰 영상도

심점환의 작품 ‘저 바다에 누워’.  강태훈의 ‘굴절된 섬’. 오픈스페이스 배 제공


강태훈의 ‘굴절된 섬’.

심점환 작가는 어시장 쓰레기통에서 부패해 가는 물고기 사체 그림을 선보였다. 붉은색의 물고기 폐사체로 가득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이는 2004년 부산비엔날레 참여 작품이다. 심 작가는 “지원금으로 600호 이상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 기회에 좋은 작업을 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 전시작의 일부분인 400호만 선보인다.

서평주 작가는 “비엔날레 참여를 두 번은 거절했고, 한 번은 까임을 당했다. 다시 제안이 온다고 해도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서 작가는 “광주비엔날레는 예산도 많고 규모도 커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서울은 미디어, 대구는 사진이라는 특수 매체를 강조해 목적하는 바가 일정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부산비엔날레가 조금 더 특색을 많이 가지는 방식으로, 포지셔닝을 잘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조언했다.

2008 광주비엔날레, 2010 부산비엔날레, 2017 평창비엔날레에 참여했던 강태훈 작가는 “비판적 의견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여전히 비엔날레는 유의미하고 오히려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다른 문화의 진정한 공존과 융화를 보장해 줄 해방의 문화를 만드는 토대에 대한 실험과 도전, 실패를 계속 이어 가는 전시라면 전면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젊은 작가들은 비엔날레 참여 이력이 미술계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신익균 작가는 “비엔날레가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문턱이 낮아져 최종 관문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비엔날레 이후를 도모할 수 있는 또는 이후의 기회를 빠르게 당길 기회라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비엔날레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작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작업을 계속하고 전시로 관람객을 만나는 환경이 조성되는 일이다. 모든 전시가 첫 전시 같이 설렌다는 임국 작가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남들 일하듯이 작가는 그림을 그리며 산다”고 말했다. 그는 “비엔날레 작가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경향이 있는데 스태프도 중요한 자원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엔날레와 (지역)작가’=24일까지 오픈스페이스 배. 051-724-5201.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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