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지만 의미 있게 떠오르는 여권 성향 ‘부산 실용파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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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여권 성향의 ‘실용파 3인’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치인 출신 여야 부산시장 후보군 중 눈에 띄게 부상하는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젊은 행정가 출신 인사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 주목의 대상은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박성훈 경제부시장, 홍순헌 해운대구청장 등이다. 이들은 비록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거나 현 여권과 가까운 인물이긴 하지만 비교적 정치색이 옅고 정파를 가리지 않는 실용적인 스타일이다. 이들의 조용하면서도 의미 있는 부상은 이미 정치권 내부에서는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인 상태다.

與 부산시장 보선 공천 가닥에 관심 집중
민주당 당적 불구 비교적 정치색 옅고
모두 ‘50대’로 특정 분야 전문가 강점






‘도시 전문가’로 유명한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민주당 소속 12명의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부산대 건설융합학부 정교수를 지낸 홍 구청장은 2018년 해운대구청장에 당선되기 직전까지 국가균형발전위 자문위원, 부산시 인사위원회 부위원장, 부산시 도시계획위원 등을 지낸 부산에서 흔치 않은 도시분야 전문가이다.

그는 ‘사람 중심’의 도시발전 철학에 따라 해운대 고유의 도시 정체성을 찾아내고, 거기에 걸맞은 색깔을 입히려 끊임없이 노력해 호응을 얻고 있다. 홍 구청장은 △전국 최초 빌딩풍 피해예방 용역 시행 △준고속철도(EMU-250) 해운대 유치 △구청장 직속 일자리위원회 구성 △100인의 구청장 원탁회의 △온라인 소통망 ‘다모이소’ 개설 등 크고 작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홍 구청장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13일 한국자치발전연구원으로부터 ‘2020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성훈 경제부시장은 ‘경제 전문가’로 통한다. 부산 동성고 출신의 박 부시장은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법조인의 길을 걷지 않고 정부에 투신해 기획예산처와 세계은행(IBRD),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청와대, 국회(예산결산특위) 더불어민주당(예결위) 수석전문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그는 중앙부처와 정치권의 탄탄한 인맥과 특유의 업무 추진력을 바탕으로,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의 한국판 뉴딜 사업 추진, 국제관광도시 선정,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 북항재개발 2단계사업 부산시 컨소시엄 참여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화합형 리더십’의 소유자인 변성완 권한대행은 오거돈 전 시장의 ‘빈자리’를 무난하게 메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배정고를 나온 변 대행은 행정고시 합격 뒤 줄곧 행정부에 배치돼 행정자치부 교부세 과장, 지방세정책과장, 회계계약제도 과장, 정책평가담당관, 부산시 기획관리실장과 행정부시장을 지낸 ‘정통 관료’이다. 그가 오 전 시장의 불미스런 사퇴 이후에도 부산시를 원만하게 이끌고 있는 것도 공직 사회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데다, 부산시 공무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덕분이라는 지적이다.

이들 세 사람의 강점은 비교적 젊은 데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점이다. 변성완(55세) 박성훈(50세) 홍순헌(57세) 세 사람 모두 ‘50대 젊은 시장론’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들이면서, 행정(변성완) 경제(박성훈) 도시(홍순헌) 등 각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전문가들이다.

무엇보다 여권 성향이긴 하지만 정파를 초월한 공직생활로 호평을 받고 있다. 변 대행과 박 부시장은 직업 공무원 출신이고 홍 구청장은 여야 정치인들과 두루 친하다. 어떤 정권에서도 부산 발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의미이다. 리얼미터/YTN이 12~16일 실시한 여론조사(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서 민주당(30.7%)과 국민의힘(32.7%)의 부산·울산·경남 정당 지지도가 엇비슷할 정도로 부울경에선 특정 정당 선호도가 유달리 낮다. 정치 성향이 옅은 후보가 더욱 각광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는 의미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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