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도 차에서 내리는 순간 보행자입니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춰라] 1. 보행자에게 먼저 양보하세요

부산은 보행자에게 위험천만하다. 부산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가 절반을 넘는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보행자 사망자의 비중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보행자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후진적 교통 문화가 꼽힌다. 실제로 부산의 교통문화지수는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를 기록했다. 안전한 교통 문화 조성을 위해 운전자의 의식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부산일보>는 총 4차례에 걸쳐 보행자를 위협하는 교통사고 사례를 분석해 안전한 교통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횡단보도를 걷던 한 보행자가 트럭에 치여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부산 경찰이 안전 교통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실시한 ‘사람이 멈추면 일단 멈춤’ 교통 캠페인.  부산경찰청 제공

10월 초 도로 옆 인도를 함께 걷던 모녀는 한순간에 절망적 이별을 겪었다. 갑자기 인도로 돌진한 트럭에 치여 70대 어머니가 결국 숨졌다. 운전자의 부주의로 한순간에 어머니가 사망했다. 올 5월에는 1t 트럭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충격하는 일도 발생했다.


부산 교통 사망 감소 추세지만
사망자 중 보행자 비중 50% 넘어
안전 운전 불이행 교통문화 탓
부산 교통문화지수 전국서 꼴찌
횡단보도 사람 보이면 ‘일단멈춤’을

이처럼 보행자 사망사고 비중이 줄지 않고 있다. 1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 보행자 사망사고 비중은 2017년 52%, 2018년 51.8%, 2019년 54.3% 올해 7월 현재 46.9%이다. 이 기간 동안 보행자 사망자는 총 262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51.9%를 차지한다. 이 기간 동안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 수는 2107년 173명, 2018년 139명, 2019년 127명, 올해 7월 현재 66명으로 감소 추세에 있으나, 보행자 사망자 비중은 매년 전체 사망자 수의 50% 이상을 넘어서고 있다.

보행자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안전 운전을 외면하는 후진적 교통 문화이다. 운전자의 전방 주시 태만 등 안전운전 불이행과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이 전체 원인의 77%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평가에서 부산은 17개 시·도 중 최하위 수준이었다. 교통문화지수 평가는 정지선과 신호 준수, 방향 지시등 점등, 안전 띠 착용 등 안전 운전과 관련한 다양한 항목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부산에서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자가 안전을 우선시하는 교통문화의 정착이 절실하다.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9월부터 사람이 먼저인 교통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사보일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세부 계획으로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일단 멈춤 △교차로 우회전 시 일단 멈춤 △보행자가 건너면 일단 멈춤 등이 주요 내용이다.

경찰은 최근 3년간 반경 100m 이내 사망 또는 중상자 3명 이상 발생 지역 등 보행자 사고 다발지역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안전 활동을 추진한다. 또 사고 다발지역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지자체와 함께 △무단횡단 방지펜스와 횡단보도 투광기 설치 △횡단보도 추가 설치 △가로등 확충과 점등시간 조정 등 안전한 보행 환경을 위해 시설을 개선한다.

이에 앞서 부산경찰청은 안전 교통문화 정책의 일환으로 올 5월부터 ‘안전속도 5030’(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도심 내 일반도로의 제한속도를 시속 50km로,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시속 30km 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5030이 본격 시행된 올 5월부터 3개월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2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명에 비해 34.9% 감소했다. 보행 중 사망사고는 22명에서 12명으로 45.5% 줄었다.

진정무 부산경찰청장은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서 운전자의 안전 운전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운전자는 도로에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춘다’는 인식을 머리 깊숙이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