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0억 적자’에도 비서실 키우고, 관용차 바꾼 부산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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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불필요한 사업으로 입방아에 오른 부산교통공사. 부산일보DB

코로나19로 수천억 원대 경영 위기에 봉착한 부산교통공사가 시기에 맞지 않는 사업을 벌여 입방아에 올랐다.

부산 최대 공기업인 부산교통공사는 올해 적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3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적자 규모를 줄이기보다는 비서실을 확대하고 관용 차량을 교체하는 등 위기 극복과 무관한 사업들을 추진해 비난이 일고 있다.

올해 적자 규모 1000억 원 증가
비서부 신설 후 사무실 ‘리모델링’
기관장·공기업 평가에선 ‘하위권’
“코로나 위기 속 부적절한 경영”


22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예상 적자 규모는 328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의 2279억 원보다 무려 1001억 원이나 증가한 규모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가 치명타가 됐다. 도시철도 승객 수가 급감하면서 적자 폭이 훌쩍 커진 것. 올해 부산도시철도 운수 수익은 당초 전망치보다 892억 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지만 정작 벌이는 사업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올 7월 조직 개편을 통해 사장 비서팀을 비서부로 승격했다. 별도 예산도 5000만 원을 들여 사무실을 리모델링했다. 또 관용 차량 4대 중 1대를 전기차로 교체하기도 했다.

부산시의회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추진해도 될 사업을 굳이 서둘러 하느냐는 만류가 있었다. 특히 사장 비서실 확대 개편은 위기극복과 전혀 무관해 지역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부산교통공사 노사는 지난달 초 올해 임금 2.8% 인상에 합의했다. 내년 2990억 원으로 책정된 부산교통공사의 전체 인건비는 2024년 3279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평균 연봉만 놓고 보면 전국 도시철도 기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부산교통공사는 전국 공기업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하는 평균 연봉에도 불구하고 각종 공기업 평가에서는 중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산시가 지난달 산하 공사·공단 6곳의 기관장 역량을 평가(설문)한 결과 부산교통공사 이종국 사장은 전체 6명 중 5위에 머물렀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지방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도 부산교통공사는 '다' 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정부 지침을 준수해 임금을 인상했으며 관용 차량도 노후화돼 어쩔 수 없이 교체했다”며 “앞으로 단계적으로 운임을 인상하고 무임 비용 등에 대한 국비를 확보하는 등 수입을 증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위기를 이겨 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부산교통공사가 도시철도 건설 업무를 부산시로 넘기지 않아 지속적인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부산시의회의 도마 위에 올랐다. 고대영 도시환경위원장은 22일 열린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부산교통공사 재무구조를 분석한 결과 손실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미 시의회가 도시철도 건설과 계획업무를 부산시로 이관할 것을 권고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어 고 의원은 “효율적인 업무 시스템 개선을 위해 서울을 비롯한 6대 특·광역시처럼 시가 도시철도 계획과 건설을 직접 추진하고 공사는 운송 등 유지관리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에 따르면 2012년 다대선(1호선) 건설 사업비를 부산교통공사가 증액하면서 발생한 582억 원을 부산시가 부담했다. 또 강서구 숙원사업인 '녹산선 도시철도'에 계획 용역비도 3년 이상 미집행하는 등 녹산선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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