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폭시대’ 지났다지만… 칠성파 후계자 출소에 경찰도 ‘긴장’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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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06년1월 신20세기파 조직원 60명이 흉기를 들고 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에 난입해 칠성파 조직원들과 싸우는 장면. 부산일보DB 사진은 2006년1월 신20세기파 조직원 60명이 흉기를 들고 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에 난입해 칠성파 조직원들과 싸우는 장면. 부산일보DB

투옥 중이던 전국구 폭력조직 ‘칠성파’의 후계자가 출소하면서 칠성파가 터를 잡고 있는 부산의 경찰도 우범자 집중 관리에 돌입한다.

25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칠성파의 실질적 후계자인 A(52) 씨가 26일 오전 원주교도소에서 출소한다. A 씨는 2011년 칠성파의 보스 이강환 씨가 후계자로 낙점한 인물. 이후 부산지검에 폭행교사 등으로 수사를 받다 2013년 범죄단체조직죄로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부산경찰청은 출소 당일 행여 있을지 모를 돌발 사태를 막기 위해 본청과 서부경찰서에서 폭력계 2개 팀 15명을 원주로 보냈다. 교도소 앞에서 큰절 등 세 과시를 할 경우 이를 단속하기 위해서다.


26일 원주서 7년 만에 출소

폭력계 형사 15명 현지 보내

교도소 앞 세 과시 단속 나서

현재 부산 칠성파 조직원 98명

경찰 “범죄 조짐 땐 엄단할 것”


칠성파는 서구 완월동의 피난민 건달과 포주를 중심으로 태동했다. 이 씨가 보스로 등극하고 1970년대 이후 완월동의 ‘본가 칠성파’가 프랜차이즈처럼 지역별로 세를 확장해 왔다. 광안리 칠성파, 해운대 칠성파 등이 속속 등장했고, 한때 경찰 관리대상이 200명을 넘어서던 시절도 있었다. A 씨는 주로 해운대를 무대로 활동해 왔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부산에서는 칠성파와 남포동을 기반으로 한 20세기파 등 타 조직이 종종 갈등을 빚었고 폭력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2006년 있었던 부산영락공원 집단난동사태가 그 예다.

그러나 전성기에 비하면 칠성파도 세가 절반 가까이 꺾인 상태다. 부산경찰청이 관리 중인 칠성파 조직원은 현재 98명이다. 물론 부산경찰청의 조폭 관리대상이 400여 명인 걸 감안하면 여전히 그 비중은 만만치 않다.

부산경찰청 폭력계 이상한 폭력팀장은 “조폭도 경기를 타는 사업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는 부산이 경기도 좋지 않은 데다 영락공원집단폭행 사건 이후 경찰이 사실상 시내에서 조폭의 씨를 말렸다. 그 뒤로는 조직성 범죄 양상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부산을 떠나 서울 등 타 지역으로 진출한 조폭도 많다”고 전했다.

일단 7년간의 교도소 생활을 거쳤지만 A 씨의 영향력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보스 이 씨에게서 후계자로 낙점 받았던 이들이 죽거나 건강 문제로 한발 물러서 있고, 날을 세워 오던 20세기파 등 라이벌 조직은 대부분 수사기관에 의해 와해되거나 군소 조직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스 이 씨가 부산에서 건재한 상황이라 A 씨가 출소를 했다 해도 본격적인 조직 활동을 벌일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출소 이후 A 씨는 법무부에 사전신고한 거주지로 전입해야 하고, 경찰청 우범자 관리규칙에 따라 동향관찰 대상자로 분류된다. 관할 경찰서와 지구대로부터 분기별 관찰이 이루어진다. 관찰 대상에서 벗어나려면 조직폭력배 일제 정비기간 동안 최소 3년간 범죄가 없었다는 사실이 소명되어야 한다.

부산경찰청 폭력계 권유현 폭력계장은 “우범자 관리 규정에 따라 철저히 동향 관리를 할 것”이라며 “부산의 조폭 전성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조금이라도 조직성이 있는 범죄 조짐이 보이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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