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 아너스 클럽 만들어 박물관 위상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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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박물관 김태만 관장

“국립해양박물관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일을 가장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간혹 해양박물관이 어딨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지난달 18일 자로 국립해양박물관 제3대 관장에 임명된 김태만 관장은 “박물관 엄숙주의를 타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딱딱한 전시에 치중한 박물관보다는 시민들이 편하게 찾아와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다.

엄숙주의 깬 즐기는 공간 조성
비대면 온라인 전시 확대 검토

“어린이들이 슬리퍼를 신고 와서 놀 수 있고, 학생들이 책가방을 메고 편하게 올 수 있는 박물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해양생물, 문화, 역사를 체험하고 숙제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게끔 교육청과 교류협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2012년 부산 영도구에 문을 연 국립해양박물관은 내년에 개관 10주년을 맞는다. 국립 박물관이 부산에 있다는 것이 지역의 자산이라는 인식과 여론을 확산시키고 싶다는 게 김 관장의 희망이다.

“국립이다 보니 부산시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 같아요. 세종시나 서울에 있었다면 위상이 더 높아졌을 수도 있을 텐데 중앙의 관심도 떨어지고요. 인천시가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을 조성 중이라 차별화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김 관장은 부산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결합해 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박물관 우호 세력을 키워 지역과 연계할 수 있는 차원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갤러리 후원회 같은 성격의 박물관 아너스 클럽을 꾸릴 생각입니다. 학계와 문화예술계는 물론이고, 기업인과 정치인까지 아우르는 해양문화 리더 그룹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부산을 중심으로 전국화 해서 100명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부도 받고, 유물 기증도 받고요.”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디지털 박물관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적합한 비대면 온라인 전시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국형 뉴딜, 그 중에서도 디지털 뉴딜과 관련한 예산이 많습니다.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홀로그램 등을 활용한 전시와 프로그램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명실상부한 해양수도 부산을 만들기 위한 해양문화 저변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민선 7기 공약 중 하나인 ‘해양인문학진흥센터’ 조성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바다가 있고 항만이 있고 배가 떠다닌다고 해서 해양수도가 아닙니다. 시민들이 해양체험에 젖어 있고, 해양문화를 체득하고 있어야 진정한 해양수도가 될 수 있습니다. 박물관이 중심이 돼 신설 해양인문학진흥센터와 함께 해양시민을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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