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여성수행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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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

조루로 고민하는 남성들이 하도 많아서 의사들마저도 아예 장애취급을 안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실패임이 틀림없다. 당해보면 안다. 그러니까 그게 또 일어날까봐 걱정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걱정 자체가 원인이 되어 또 일찍 끝나게 되기 일쑤다. 발기부전도 마찬가지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수행불안(遂行不安) 탓이다. 또 그런 일이 일어날까봐 미리 걱정을 하니까 반복해서 일어나도록 조건반사가 이루어진 거라고 할 수 있다.

성 표현 때의 수행불안을 남성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여성들에게도 같은 현상이 있어 이를 여성수행불안(女性遂行不安)이라 한다. 여성에게 있어서 가장 흔한 탈은 애액(愛液)이 적은 것이며 그 때문에 아프기까지 하지만, 많은 경우 그게 실패인 줄 모른다.

그에 비해 흥분이 잘 안 된다거나 흥분이 되었다가도 도로 가라앉는다거나 오르가슴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경우는 많다. 반 이상의 여성들이 자신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오르가슴은 성적흥분이 고조기에 도달하지 않았다면 일어나기 어려운 것이며, 그건 오르가슴 장애가 아닌 흥분장애이다. 계속되는 자극으로 흥분감각의 물결이 반복되는데도 오르가슴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라야 오르가슴 장애라 부른다.

‘이제나 저제나’, ‘틀림없이 될 거야’ 아무리 기다려 봐도 잘 안 되는 가장 중요한 기전 중에 여성수행불안이 있는데 이게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쾌감에 집중하던 마음마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엉뚱한 느낌이나 감각들이 고개를 든다. 아픈 부위도 생기고 심지어는 남편의 콧수염마저 꼴 보기 싫어진다.

혹시 긴장이 되더라도 자기 몸을 남 보듯 하게 놔두어서는 안 된다. 우선 모든 생각을 버리고 뇌를 비운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좋다. 남성의 발기는 눈에 보이기 때문에 알기 쉽지만 여성의 흥분 수준은 자신도 잘 모를 수 있으므로 우선 마음을 비운다. 원시인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라. 그러면서 진한 상상 쪽으로 마음을 돌린다. 좋았던 과거가 있을 것 아닌가? 선정적 상상만으로도 오르가슴을 경험하는 여성들도 있다.

자기 몸에서 일어나는 어떤 변화와도 싸워서는 안 된다. 영어로 ‘let it go’라 하는데, 그저 가게 놔 두라는 뜻이다. 무릎반사 때 긴장하거나 힘을 주어서는 안 되는 것과도 같다. 예를 들어 소변이 나올 것 같은 감각이면 그냥 싸도 좋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음악이나 주변의 냄새 같은 것도 영향을 미치므로 참고할 일이다.

그래도 잘 안 되는 것은 어떤 엉뚱한 근심이 곁들어 있을 경우가 많다. 임신 걱정, 성병 걱정 등 따지고 보면 한둘이 아닐 수 있다. 특히 자신의 바디이미지 걱정도 한몫을 한다. 영 자신이 없는 부분은 안 보여 주면 되는 일이니 요령껏 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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