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책으로 부산의 새벽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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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예술을 담는 독서 모임 ‘담북’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지난해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 부산 호텔 1층 살롱룸에서 열린 담북 22기 수업 모습. 담북 제공

‘일찍 일어나는 새가 더 많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문화로 부산의 새벽을 깨우고 아침을 열어온 독서 모임이자 삶과 예술을 담는 모임 ‘담북’(대표 고은정)이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담북은 한자 담(談·이야기)과 영어 book(책)을 조합해 만든 말로 ‘삶과 이야기를 나눈다’ ‘책과 문화예술을 담는다’라는 뜻이다.

2012년 3월 개설된 담북은 올해로 10년째. 지금까지 수강생만 해도 22기에 걸쳐 500여 명을 배출했다. 이들은 모두 담북 회원이다. 2019년에는 서울까지 진출해 담북 19기 모임을 개설하기도 했다. 담북 회원은 기업인을 비롯해 의사, 변호사, 회계사, 건축가, 방송인 등 다양하다.

독서 모임 ‘담북’ 창립 10주년
최장기 강사였던 정호승 시인
“독서 본질적 가치 회복에 기여”
25일부터 11주간 23기 과정
담론·책 나눔·문화예술 강좌

담북이 25일부터 5월 6일까지 매주 목요일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 부산 1층 살롱룸(담북홀)에서 담북 23기 과정 조찬 모임을 연다. 담북 프로그램은 기당 11주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매주 목요일 오전 6시 조찬에 이어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까지 3부로 나눠 담론과 책 나눔, 문화예술 강좌가 펼쳐진다.

1부 담론에서는 영화, 음악, 미술 관련 영상을 통해 시대를 넘나드는 주제의 담론이 펼쳐진다. 2부는 책 나눔으로 담북이 정해놓은 책을 매주 한 권씩 읽고, 일주일 후 발표하는 시간이다. 3부는 초대 강사의 강연 시간이다.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묵묵히 걸어가는 문화 예술인 10명을 강사로 초대, ‘예술을 일상으로 일상을 예술로’ 만들어가는 삶을 만난다.

이번 과정에서는 여희숙 작가(주제-도서관 친구들 이야기), 강유원 철학자(위기의 시대에 읽는 고전),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과학이 가르쳐 준 것들), 김경집 인문학자(생각이 바뀌면 삶과 미래가 바뀐다), 김목경 e스포츠 감독(도전 그리고 성장), 이필성 기업인(나는 오늘도 콘텐츠를 팝니다), 김시천 동양철학(상지대) 교수(얼굴의 인문학), 김기현 서양철학(서울대) 교수(AI 시대에 인간의 삶과 가치), 조원재 도예가(오래된 미술 새로운 도자) 등이 강사로 나선다. 이번 과정에는 담북이 낳은 첫 담인도 강사로 나설 예정이다.

강사 중 이정모 관장은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과학을 인문학적인 통찰로 설명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경집 인문학자는 <생각을 걷다> <앞으로 10년, 대한민국 골든타임> <인문학은 밥이다> 등을 펴낸 저자이다. 조원재 도예가는 백자 전통 기법을 활용해 백자의 형태미와 백색 미학의 극치를 보여주는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담북 1기부터 강사로 참여하는 등 담북 최장기 강사였던 정호승 시인은 “쌀이 있어도 밥을 해 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책이 있어도 읽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독서의 가치가 폄하되는 이 인터넷 시대에 담북은 지난 10년 동안 독서의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고 드높임으로써 영혼의 양식을 공급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담북 10년을 축하해 주었다.

고은정 담북 대표는 “올해로 10년째 담북 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돌이켜보면 저 자신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간의 선한 욕망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담북을 통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 되도록 더 분발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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