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클래식음악제, '음악도시 부산' 미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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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2일부터 부산에서 ‘제1회 부산클래식음악제(BCMF)’가 열린다. 문화 공연이 중단되다시피 한 팬데믹 상황에서, 오히려 꽃을 피우려는 부산 문화계의 저력이 이번 음악제에서 표출되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당초 예정보다 행사가 두 달이나 늦춰진 클래식음악제는 오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친 부산 시민에게 위로와 재충전의 무대를 준비했다고 한다. 특히 이 음악제는 부산아트매니지먼트의 고 이명아 대표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열었던 부산국제음악제의 중단 이후 모처럼 부산에서 개최되는 음악 축제여서 눈길을 끈다.

3월 2일부터 16일간 7차례 열려
화합과 공존의 세계적 음악제 되길

부산클래식음악제는 개막 곡으로 실내악의 정수라고 불리는 모차르트 교향곡 25번을 시작으로 16일 동안 총 7번의 연주회가 부산 금정문화회관에서 열린다. 2대의 하프로 선보이는 하프 연주, 목관 5중주, 4대의 첼로 연주, 피아노 트리오 등 다양한 실내악을 맛볼 수 있다. 따뜻한 봄의 전령사로 시작하는 부산클래식음악제의 주제는 ‘공존, 시간을 열다’이다. 음악제를 이끄는 오충근 예술감독은 “코로나 시대, 음악 예술을 통해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선언적 의미에서 이 키워드를 선택했다”면서 “이를 통해 혼란의 시대에서 벗어나 모두가 ‘화합’하고 ‘공존’하는 사회에 기여하는 음악제를 꿈꾼다”고 말한다.

음악제에는 부산 클래식 음악계 신구 세대의 아름다운 조화도 화제다. 부산시립교향악단 국내 최연소 악장 출신인 60대 오 감독과 함께 김재원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부악장, 백동훈 유라시아오션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 등 20~30대 청년 아티스트가 예술부감독으로 기획부터 참여했다. 1962년 창단된 ‘부산피아노트리오’는 물론이고, 1986년 창단된 ‘부산신포니에타’가 선배 세대로서 중심을 잡는다. 이어 부산 출신으로 한국인 최초 폴란드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콩쿠르 2위에 오른 한수진 바이올리니스트, 부산 실내악의 현세대를 대표하는 ‘스트링아데소’까지 부산 클래식 음악계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자리한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문화계가 한껏 움츠러들었다. 부산클래식음악제가 이 시점에서 부산 문화계를 대표해 기지개를 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음악제가 예술과 음악을 통해 시민 모두의 움츠린 마음을 위로하고,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그 기운의 시작은 단연코 부산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연주 단체와 부산 출신 젊은 세대 연주자들이다. 또한, 어렵게만 느껴져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도 기여하기를 바란다. 이런 마음과 마음이 합쳐져 혼란의 시대에서 벗어나 음악을 통해 모두가 공존하고 화합할 수 있는 세계적인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부산 금정산 자락에서 울려 퍼질 부산 클래식 향연에 벌써 가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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