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빛이 보이지 않는 ‘희망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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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소망이 아빠. 당신이 허망하게 가 버린 지 벌써 4년이네요. 술에 취하면 너무 변해버리는 당신이 무서워, 아이들마저 잘못될 것 같아, 무작정 짐을 싸서 도망치듯 나왔는데 그렇게 가실 줄은 몰랐어요. 단념한 듯한 표정으로 찾아와 아이들 장난감 하나씩 사주고는 떠났는데, 다음날 경찰에서 소식을 전해주더군요.

4년 전 남편과 허망한 사별
그녀에게 남은 건 남편의 빚
코로나로 실직 후 생계 막막
두 딸 때문에 희망 잃지 않아

나와 아이들은 힘든 날도 많았어요. 춥고 곰팡이가 가득하던 단칸방에서 밤새 아이들의 기침 소리에 눈물짓던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었죠. 다행히 여러 도움으로 임대주택으로 집을 옮겼습니다. 햇볕도 잘 들고, 좁지만 아이들 공부방도 있어요. 쉴 수 있는 집이라는 게 있으니, 작은 일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더군요.

초등학교 5학년이 된 희망이가 며칠 전 아빠 계신 곳에 가면 전해주겠다고 편지를 썼어요. 당신이 술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래도 아빠랑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하네요. 우리 소망이, 그 꼬맹이는 어느덧 초등학교 2학년이 되요. 언니가 있어 그런지 철이 덜 들어서 배우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아 종종 난감할 때가 있어요.

그러나 여전히 살아가는 게 힘드네요. 내 이름으로 발급되어 당신이 사용하던 카드빚은 상속 포기가 안되더군요. 몇 년간 고생하고 겨우 빚을 갚아가나 싶었는데, 작년엔 제가 일자리를 잃고 말았어요.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는 일할 자리가 없다고 하네요. 아이들만 남겨두고 늦은 밤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는데, 그것마저 할 수 없어요.

일용직이라도 구해지면 하루를 겨우 버틸 수 있었는데, 지금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느낌이에요. 매일 울리는 빚 독촉 전화에 아이들도 주눅 들었고, 며칠 전엔 저마저 신용불량자가 된다고 통보가 왔어요. 아이들이 기댈 곳은 엄마 밖에 없는데, 저마저 무너질까 무섭고 힘들어요.

게다가 희망이 눈의 병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요. 이젠 한 곳을 오래 보려 하지 않네요. 잘 못 먹여 키워 그런지 소망이는 키도 체중도 아직 유치원생 같아요. 희망이 수술도 해야 하고, 소망이도 더 건강하게 키워야 하는데, 아무리 발버둥 쳐도 빛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여보, 할 수 있다면 남은 우리 가족이 잘되도록 도와주세요. 아이들에게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어 당신 계신 곳에 함께 못 갔지만, 그곳에서도 부디 잘 지내요.



△금정구청 여성가족과 홍수미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에서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클릭.

△지난달 26일 자 민정이 후원자 54명 166만 1260원(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490명 공감클릭 1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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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 지난달 19일 자 민정이 사연
지난달 19일 자 민정이 사연에 79명의 후원자가 417만 9269원을, 특별후원으로 294명이 BNK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금은 민정이의 학업의 꿈을 이루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몸이 불편한 할머니 할아버지와 힘겹게 살지만, 민정이는 여러분의 마음에 감동하여 서로 의지하여 더욱 열심히 살아보겠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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