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서 한국 야구 첫발 뗀 추신수 “우승하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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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를 마친 SSG 추신수가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경기를 치른 SSG 랜더스에 합류하기 위해 야구장으로 들어서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대표주자 추신수가 고향 부산에 떴다.

11일 추신수는 새 소속팀 SSG 랜더스가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경기를 마친 직후 선수단에 합류해 상견례를 가졌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 신분으로 처음 사직구장을 방문한 추신수는 SSG의 인천군 유니폼을 착용하고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추신수는 자신에게 등번호 17번을 양보한 팀 후배 이태양에게 고급 시계를 선물하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추, 자가격리 해제 SSG 합류
“친구 이대호와 선의의 경쟁”
2번 타자·좌익수 출전 전망
롯데, SSG에 7-5 재역전승
연습경기 5연승 무패 내달려
허문회 감독 “김진욱 선발 활용”

특히 대표적인 부산 출신 야구 스타인 추신수는 20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새로 시작하는 한국 프로야구에서의 첫발을 고향 부산에서 떼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추신수는 “야구선수로 꿈을 키우던 사직야구장에서 팀에 합류해 감회가 새롭다. 목표가 뚜렷해진다”며 “우승을 하러 왔다. SSG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SSG 합류가 결정되면서 한국 투수들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 친구 이대호와도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고향 부산에 대해 “자가격리 기간에는 한국에 왔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오늘 사직야구장으로 오는 길에 익숙한 부산 풍경을 보며 내가 한국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어 뭉클했다”고 부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호령했던 추신수는 지난달 SSG와 계약한 뒤 귀국, 경남 창원에서 2주간의 자가격리 시간을 보냈다.

SSG 김원형 감독은 “16~17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부터 1~2타석씩 소화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며 추신수의 훈련 계획을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일단 추신수는 2번 타순, 좌익수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활용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추신수는 MLB에서도 출루율이 높았던 선수다. 한유섬, 최주환 등 5~6번 타순에서 (타점)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롯데는 SSG와 두번째 연습경기를 7-5로 이기며 무패 5연승을 기록, 2021시즌 전망을 한층 밝혔다. 이날 SSG 추신수에 모든 관심이 쏠렸지만 9일에 이어 두번째 ‘마트 대전’도 승리하며 유통 라이벌에 대한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는 박세웅이 선발 투수로 나온 가운데 안치홍, 손아섭, 전준우, 이병규, 정훈, 한동희, 김재유, 정보근, 마차도로 출발했다.

1회말 롯데는 중심 타선이 불을 뿜으며 포문을 먼저 열었다. 1회말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는 SSG 선발 투수 김정빈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2회에도 롯데의 맹공은 이어졌다. 2회말 첫 타자로 나선 김재유가 김정빈의 변화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려 한 점 더 달아났다.

SSG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3회초 박세웅의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제구에 어려움을 겪자 SSG의 중심 타선이 불을 뿜었다. 최정의 타구를 놓친 강로한의 실책으로 1점 따라붙은 SSG는 로맥의 1타점 적시타, 최주환의 3점 홈런이 연달아 터지며 순식간에 역전했다.

그러나 SSG의 리드는 오래 가지 않았다. 3회 말 2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딕슨 마차도가 2타점 적시타를 날려 다시 6-5로 역전했다.

이후 양 팀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된 가운데 7회말 롯데는 김민수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한 점 달아났다.

한편 롯데 허문회 감독의 시즌 구상도 이어졌다. 허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다음주부터 1군에 합류하는 신인 좌완 투수 김진욱의 활용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5선발 후보로 분류한 후 총 이닝과 투구수를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에이스인 김진욱에게 1군 선발 경험을 쌓도록 하는 동시에 무리한 투구로 몸을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허 감독은 “20일 키움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 모습을 보고 새 시즌 역할을 결정한다. 잘하면 선발을 맡길 예정”이라며 “올 시즌 1, 2군에서 총 100이닝 정도를 던지게 된다. 한 경기에 100개 이상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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