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사람 중심 트램 추진… 올 하반기 첫 삽에 만감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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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 전도사’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

“별도의 레일을 깔 필요도 없습니다. 현재 있는 버스 승강장과 동일한 높이의 초저상 출입문이라서 어르신이나 어린이, 장애인도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습니다. 1편성당 250명이 탈 수 있으니 버스 6~7대가 동시에 운행하는 효과입니다.” 자·타칭 트램 전도사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이 전국 최초 오륙도선 무가선 트램 설명을 지치지도 않고 쏟아냈다.

무가선은 트램 차량 위에 전력 공급선이 없다는 말이다. “배터리로 움직이니 미세먼지 발생 제로죠. 지하철 버스와 환승 편하죠. 조용하죠. 교통약자에게 이만큼 좋은 교통수단은 지금껏 없습니다.” 박 구청장은 출퇴근 경성대~부경대 대학로와 용호동 일대의 교통 체증도 바로 해결되리라 전망했다.

해설사 채용, 홍보단·주민 설명회 준비
배터리로 작동 미세먼지·소음 ‘제로’
교통수단 넘어 관광·상권 활성화 기대

오륙도선 무가선 트램은 올 하반기 착공,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차근차근 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하 굴착이나 변전실, 전기선이 필요 없어 지하철 공사보다 8분의 1 정도의 비용과 3분의 1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다만 도로와 노면전차의 혼용차로 통행 규정이 없었는데 올 1월 김병욱 국회의원의 대표 발의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상정돼 법적 걸림돌도 곧 해소된다.

“올 2월과 3월에 부산시가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었습니다. 차량 소통과 신호체계 개선을 논의했고, 단선 구간과 복선 구간 위치 등 최선의 선로계획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자문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트램 교통체계 개선을 위한 남구 주민 설명회를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남구는 3월 말 트램해설사 2명을 채용했고, 이달 중 구민 40여 명으로 트램홍보단을 구성한다. 트램 캐릭터와 애칭 선정을 위한 공모전도 진행 중이다. 박 구청장은 막상 트램이 올 하반기 첫 삽을 뜬다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국토부에 오륙도선 트램 사업을 제안하고 철도기술연구원이 전국 후보지 3곳에 실사를 나온다고 할 때만 해도 남구가 선택될 지 반신반의했습니다. 심사단이 하루에 수원, 성남, 부산 남구를 다 본다기에 부산부터 오시라고 요청했습니다. 남구를 알뜰하게 보고 나중에 수원과 성남에 가면 심사단이 파김치가 될 것이라 그쪽은 건성건성 보라는 작전이었죠.” 박 구청장의 ‘작전’과 함께 주민 4만 7000여 명이 단박에 서명을 모아 국토부에 던진 게 주요했다. 남구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것이다.

“도심이 혼잡하면 예전엔 도로 확장부터 생각했지만 이 정책은 오히려 교통혼잡을 가중하는 악순환이었죠. 자동차 중심의 도로 공간에 대한 인식 변화에 맞춰 남구가 선도적으로 친환경, 사람 중심의 트램을 추진했습니다.” 박 구청장이 자랑했다.

“트램은 단순히 교통수단만이 아닙니다. 남구 대학로와 이기대 오륙도가 장차 트램으로 연결돼 관광객이 증가하고 상권이 활성화될 것입니다. 용호부두를 친수공원으로 만들면 풍성한 볼거리가 남구에 또 생깁니다.” 박 구청장은 세계 최고 순수 국내기술로 만드는 트램은 또 하나의 대한민국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램뿐만 아니라 2030 부산월드엑스포 개최 예정지에 남구의 우암부두와 7부두 일원이 포함돼 있고, 앞으로 동서고가교 철거와 함께 남구 해안지역을 관통하는 시베이파크 트램선까지 도입되면 남구는 대변혁의 기반을 갖춘다는 박 구청장은 이미 미8부두 이전부지에 2030엑스포 운영을 위한 컨벤션센터를 부산시에 건의했다고 했다. “남구 해안 일대를 뉴욕의 맨해튼이나 호주 시드니 같은 세계적인 명품 항만도시로 만들겠습니다.” 박 구청장이 포부를 밝혔다.

매일 새벽 남구 구석구석을 걸어서 둘러본 뒤 출근한다는 박 구청장과 헤어지면서 신을 봤더니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늘 주민과 함께하며 주민의 행복만을 추구한다는 철학을 가진 그의 땀 냄새가 듬직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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