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NFT < 대체불가능토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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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만 달러(약 6억 3000만 원)짜리 <뉴욕타임스> 케빈 루스의 칼럼 ‘블록체인으로 이 칼럼을 구매하세요’, 50만 달러(약 5억 6200만 원)에 팔린 캐나다 작가 크리스타 킴의 디지털 집 ‘마스 하우스’에 이어 무엇이든 예술품으로 팔리는 세태를 비판하기 위해 내놓았다가 실제로 85달러(약 10만 원)에 거래돼 파란을 일으킨 알렉스 라미레즈 말리스 영화감독의 방귀 소리 오디오 클립에 이르기까지. 값을 매길 수 없는 것도 거래되는 ‘보이지 않는 시장’이 있으니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시장이다.

디지털 자산 돌풍을 이끄는 NFT 시장은 NFT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올해 초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NFT 기술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각 콘텐츠에 고유한 표식을 부여하는 암호화 기술이다. 무엇이 진품인지를 가려내는 ‘진품 보증서’ 역할을 한다. 복제 가능한 콘텐츠가 유일성을 부여받은 디지털 자산으로 거듭나면서 천정부지의 몸값을 자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장 활발한 영역이 미술품이다. 가상화폐 미술시장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크립토아트에 따르면, NF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미술품 거래를 통해 전 세계에서 지난달 초까지 판매된 작품은 총 10만여 점. 거래 총액은 2220억 원에 이른다. 무려 6930만 달러(약 783억 원)에 팔린 ‘매일: 첫 5000일’ 덕분에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은 생존 작가 중에서 제프 쿤스와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3번째로 ‘비싼 아티스트’ 반열에 올랐다. 277년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경매 회사 소더비가 진출하고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도 뛰어드는 등 NFT 미술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같은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전해졌다. 불과 한 분기 만에 NFT 열기가 식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3일(현지시간) 이달 들어 NFT 기술을 활용한 작품 등의 평균 가격이 1400달러로, 최고점이던 2월(4300달러)에 비해 70%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갈 곳 잃은 유동성 자금들이 부동산 등 실물경제에 다시 쏠리면서 NFT 자산 거품 붕괴가 시작됐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혁신일 수도, 사기일 수도 있는 NFT. 하지만 비트코인이 그랬듯 NFT 역시 꽉 막힌 현실의 탈출구이자 새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10~20대들에겐 어쩌면 NFT가 또 다른 실물 자산일 수 있겠다. 그냥 지나치기보다는, 일단 도전! 윤여진 국제팀장 only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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