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공석 1년 마감’ 시정 동력 기대 속 조직개편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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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장 맞는 부산시 표정

새 시장을 맞는 부산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다. 1년 가까이 공석이었지만, 내년 6월 선거를 앞두고 있어 복잡미묘한 것이다. 6일 부산시청 1층 로비. 강선배 기자 ksun@

8일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시장을 맞이하는 부산시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1년 가까이 시장이 공석이던 상황이 끝나는 데 대한 심정과, 임기가 1년 남짓이라는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오거돈 전 시장이 사퇴한 이후 변성완 행정부시장, 김선조 기획조정실장, 이병진 행정부시장으로 이어지는 3명의 시장 권한대행이 부산시정을 이끌었다. 직원들은 올해 초 박성훈 경제부시장과 변성완 권한대행이 차례로 출마하면서 부산시를 떠나는, 전례 없는 ‘리더 공백기’까지 겪어야 했다.


“이제야 제대로 일할 수 있겠다”
실무자 등 ‘열공’ 분위기 감지
“정무직 전횡 재연되면 어쩌나”
‘단기간 성과’ 드라이브 우려도

부산시 내부에서는 일단 ‘이제야 뭔가 제대로 해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특히 부산시 고위직들은 조직개편과 인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반면 1년 남짓한 임기 안에 성과를 내야 하는 시장과 정무직 인사들이 예전처럼 전횡을 휘두르지나 않을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부산시의 한 국장급 간부는 “시장님이 안 계시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1년을 이렇게 보냈다. 여러 핵심 현안을 제대로 진행하려면 부산시민의 리더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서둘러 판단하고 처리해야 할 일이 정말 많이 쌓여 있다”고 전했다. 한 팀장(5급)은 “소위 ‘보스’가 1년간 자리를 비우다 보니 시정 전반이 다소 느슨해진 측면이 있다”며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선출직 공무원인 시장이 정치적인 결단을 내려 줘야 할 때가 많아 직원들도 업무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체돼 있던 부산의 여러 현안이 새로운 시장 취임을 계기로 추진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부산시청 내 실·국장은 물론 과장급 공무원까지 ‘열공’ 바람도 분다. 새로운 시장과의 첫 현안 브리핑에서 실수하지 않고, 시장과 ‘코드’를 맞추기 위해 세세한 수치는 물론 후보 공약과 토론회 발언까지 꼼꼼하게 챙겨 보며 공유한다. 또 부산 수영구 부산시장 관사를 재정비하는 등 안팎으로 ‘시장 맞이’로 분주한 모습이다.

실무 직원들은 불확실한 상황을 우려하기도 한다. 한 6급 공무원은 “임기가 1년이라 취임과 동시에 재선 모드로 들어가면 단기간에 성과를 뽑아내기 위해 실무 부서에 지나치게 드라이브가 걸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놓았다. 과도한 인사나 조직개편으로 다시 조직을 뒤흔들어 놓거나, 진행 중인 중요 사업 등에 제동을 걸지 알 수 없다는 얘기도 나돈다. 또 다른 직원도 “오 전 시장 때는 ‘옥상옥’이라 불릴 만큼 불필요한 정무라인 보고가 많아 직원들의 불만이 컸고, 애꿎은 직원들을 ‘적폐 몰이’한다는 이야기도 많았다”며 “새로운 시장 당선자가 잘못된 관행을 이어갈지 아니면 끊어 낼지도 큰 관심사”라고 밝혔다.

한 7급 공무원은 “솔직히 시장님이 불미스럽게 사퇴한 직후에는 우왕좌왕했지만 그래도 안정적으로 시정이 이어진 것 같아서 부산 발전을 바라는 시민으로서, 또 격무를 피하고 싶은 직원으로서 두 마음이 공존한다”면서도 “선출직 부산시장이 시민을 위해 밤낮없이 뛰고 저희들은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는 모습이 부산시민과 부산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바람직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업무 인수 기간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시장님이 연착륙하실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한다”며 “특히 코로나19 대응 등 중요 현안과 현장 방문 등을 신속히 진행해 업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세익·안준영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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