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단편영화제, 2년 만에 다시 현장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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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7시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38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BISFF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던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2년 만에 현장에서 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따라 좌석 띄어 앉기를 하면서 만석은 아니었지만, 관객의 열기는 뜨거웠다.

영상 개막식 후 개막작 3편 상영
좌석 띄어 앉기에도 관객들 열기
26일까지 39개국 125편 상영

2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38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 개막식이 열렸다. 지난해는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해 2년 만에 관객들이 현장에서 단편영화를 보며 즐길 수 있었다.

부산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기준으로 현장 행사를 개최할 때는 100명 이상 집합 금지 기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 개막 선언을 대체했다. 영상을 송출하게 되면 영화 상영과 같은 기준을 적용받아 좌석 한 칸 띄우기로 행사 개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리 녹화한 영상을 현장과 BISFF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동시 공개했다. 차민철 BISFF 운영위원장은 “2019년 말 이 감염병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여겼는데 그때는 해를 넘겨 2번의 영화제를 ‘예외 상태’로 치를지 미처 몰랐다”면서 “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관객과 영화인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리인 만큼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영화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올해 BISFF는 보석 같은 최신 한국 단편영화를 소개하는 ‘코리아 쇼츠’ 섹션을 신설했다. 또 한-네덜란드 수교 60주년을 맞아 올해 주빈국은 네덜란드로 네덜란드 영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이상훈 BISFF 프로그래머는 “부산 지역 단편 다큐멘터리 제작을 지원하는 ‘오퍼레이션 키노’ 프로그램이 10주년을 맞았고 이를 기념하는 라운드 테이블이 열리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영상 개막식이 끝나고 개막작으로 선정된 3편을 만나볼 수 있었다. 먼저 주빈국인 네덜란드 폴라크반베쿰 감독의 ‘로스트 온 어라이벌’은 영화 대부분이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의 독백으로 이뤄진 영화였다. 영상보다는 대사만으로 관객이 상황을 판단하게 만든다. 짧지만 임팩트가 큰 단편영화 특징을 잘 살렸다.

에릭 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오페라’는 26일(한국시각)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메이션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다. 독재정치의 질서와 혼돈을 피라미드 기계로 표현했다. 현재 인간 세상에도 함의가 크고, 다방면으로 해석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개막작 마지막 작품은 김정인 감독의 ‘언택트’다. 코로나19로 인해 5개월 동안 혼자 재택근무를 하며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않던 회사원 기완이 말을 잃어 어려움을 겪고 끝내 극복해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BISFF의 제작 지원 작품이기도 하다.

김정인 감독은 “침묵과 고립이라는 시간 동안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발견하게끔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면서 “작품 속 ‘기완’은 다시 말을 하기 위해 시를 써 내려가고 계속 움직이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BISFF는 26일까지 영화의전당과 중구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39개국 125편을 상영한다. ‘인터랙티브 쇼츠’ 작품 6편은 영화제 동안 BISFF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만날 수 있다. 26일 시상식을 겸한 폐막식은 온라인 라이브 방송으로 개최된다. 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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