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견디고 늘 제자리 지키는 카페 매력 나누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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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에세이집’ 출간 이슬기 작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 부산 카페의 매력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카페 에세이집 를 출간한 이슬기(35) 작가의 말이다. (북웨이, 2010), (북웨이, 2015)에 이어 이 작가의 세 번째 책이다.

‘우리가 부산한 이곳을 사랑해’
10년간 카페 추억·감상 담긴 책
제2고향 부산 커피와 사람 얘기
“좋아하는 것 하는 게 지속가능”

기존 책이 카페와 빵을 주제로 개성 있는 가게를 소개하는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10년 이상 부산 카페를 지켜봐 온 이 작가의 추억과 감상이 담겨있다. 단순히 좋은 카페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카페를 매개로 커피와 사람, 부산에 관해 이야기한다.

“카페는 5년만 버텨도 오래 버틴 거라고들 하죠. 1~2년이면 없어지는 게 보통이고 5년 이상만 되어도 커피계의 노포라고 부를 만합니다. 10년 이상 된 카페가 프랜차이즈가 되지 않고 여전히 그 개성을 지킨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54곳의 카페는 그래서 적어도 5년에서 1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작가가 처음 방문했을 때와 장소가 달라진 경우는 있었지만 여전히 그때 그 개성을 뚝심 있게 지키고 있는 가게만 추렸다. 카페를 얘기하지만, 신기하게도 부산을 얘기하는 책이라는 점이 재밌다. 이를테면 ‘광안리 일대만큼 여름다운 곳이 또 있을까…(중략) 부산 사람이라면 한 번은 가봤을 ‘WHO’에서 콤비네이션 피자에 생맥주를 마시고, 더 젊은 이들은 ‘퍼지 아님 썰파’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들 각자의 시간 흐름대로, 가장 젊은 어느 날의 여름을 광안리와 보냈다. 그런 뜨거운 청춘이 우리의 광안리에 있었다.’(88쪽, 보성녹차부산지사) 같은 부분이다.

부산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부산에서 대학을 다녔고, 직장 생활을 해온 부산을 향해 넘치는 이 작가의 애정이 담겼다. 소개한 카페 중 가장 좋아하는 부산 카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전포동 ‘에프엠커피하우스’와 대신동 ‘휴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아직 전포동 카페거리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에 전포동에 자리 잡은 ‘에프엠커피’에 애정이 있다”며 “2001년 문을 열어 부산 커피 1세대 격 카페인 ‘휴고’는 그 시절 일본식 강배전을 선보이는 곳으로 정말 오랜만에 갔는데도 간판도, 스타일도 그대로였다. 정말 놀랐고 레트로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잘하는 커피를 계속해서 지켜온 카페라는 설명이다.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는 부산 독립출판사 ‘다시부산’을 통해 독립 출판으로 책을 냈다. 이 작가는 “책 콘셉트부터 기획, 그림 없이 제목을 강조한 표지, 글자가 페이지에 물리도록 편집한 스타일까지 정확히 머릿속에 있던 책을 출판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독립 출판물이다 보니 부산 이터널저니(기장군 아난티코브 내)와 다시부산(@dasibusan)을 통해서만 살 수 있다.

“지속가능한 삶이 요즘 제 안의 가장 큰 화두인데 책에서 소개한 카페를 다시 가보니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도 지속 가능하다는 힘을 얻었습니다. 책을 보는 독자들이 ‘맞아 그때 그랬어, 저긴 그랬지’라고 그때 우리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여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사진=정대현 기자 j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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