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땀 흘려 가꾼 요산 뜰 이렇게 기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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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들이 땀방울을 쏟아 조성한 요산문학관의 요산 뜰. 요산문학관 제공

소설가 요산 김정한(1908~1996) 선생을 기리는 요산문학관에 최근 의미 있는 변화가 이뤄졌다. 500만 원의 자체 예산으로 100평 정도의 터를 ‘요산 뜰’로 조성한 것이다. 소설가 조갑상 요산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우리 스스로 육체적 땀방울을 쏟아 요산문학관의 변화를 꾀한 것은 아마 개관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요산문학관 100평 터 작업
쓰레기 치우고 화단 등 설치
5일간 40여 명 참여 구슬땀

5일간 연 40여 명의 요산기념사업회 이사진과 회원, 시민 등이 힘든 자원봉사를 했다. “알통이 배기고 손에 물집이 잡히면서도 문학관을 가꾸는 기쁨을 즐겁게 누렸어요. 구석자리에 6년가량 쌓인 큰 쓰레기더미를 뜰 바깥쪽으로 치우기도 했는데 여하튼 이번에 해놓은 일을 보면서 우리 스스로 놀랐을 정도예요.” ‘자봉’에 나섰던 이들의 말이다.

그렇게 해서 요산문학축전 행사장 등으로 사용되던 ‘엉성한 국화 밭’은 번듯한 요산 뜰로 변모한 것이다. 기존에 자라던 국화들을 한쪽으로 모으고, 새로이 5개의 작은 화단, 나무 쉼 의자 여덟 개, 부지 가장자리를 둘러싼 울타리를 만들었으며, 80만 원 상당의 화초와, 기증받은 나무 10그루를 심었다. 나무는 이성근 환경운동가가 기증했으며 그도 자원봉사를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이번에 뜰을 조성한 피치 못할 이유는 엉성한 밭으로 계속 방치했다가는 세금 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란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세금을 추가로 부담할 수 있는 형편이 도저히 안 되는 사정이라는 것이다.

원래 이 뜰은 훌륭한 뜻이 깃든 곳이다. 문화에 관심이 많은 문정현 서봉리사이클링 회장이 개관 직후인 2007년 협소한 문학관을 위해 아래쪽 집 3채를 사서 기부했으며, 2015년에는 민원 대상으로 변한 폐가들까지 철거해주는 2차 기부를 한 사연이 있는 땅이다. 그곳에 ‘요산 뜰’이 조성된 것이다. 고생한 이들은 “황국명 요산문학관장님은 문학평론가여서 그런지 사업 계획이 치밀했고 놀라웠다”고 했으며 황 관장은 “자원봉사자들이 더 대단했다”고 했다.

뜰은 아직 손 볼 데가 많다고 한다. 소설가 나여경 요산문학관 사무국장은 “고르지 못한 뜰에 바닥 돌을 깔아야 하고, 나무도 더 들여와야 하고, 햇빛을 가릴 파라솔도 필요한 실정”이라고 했다. 한 관람객은 “꽃들이 필요하면 집에서 키우는 화초를 기증하겠다”고 했단다. 조갑상 이사장은 “요산 문학이 부산의 문화적 자부심을 키운 만큼 요산문학관을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이번 기회에 관할 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지역 기업들도 관심을 보탰으면 한다는 것이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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