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미술관 유치로 ‘서울 중심 관행’ 무너뜨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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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부산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시정 운영 방향-시정 목표 및 주요 공약 중심’을 주제로 한 박형준 부산시장 초청 부산일보CEO아카데미 총동문회 조찬 강연회가 열렸다. 박 시장이 강연을 위해 연단으로 나가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지방도시가 뭘 하겠다고 나서면 ‘과연 잘 되겠느냐’는 말부터 나옵니다. 그런 인식을 허물기 위해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주장했습니다.”

12일 부산롯데호텔 3층에서 열린 ‘부산일보 CEO아카데미 총동문회 조찬 강연회’에 참석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오전 7시 30분에 열린 행사지만 박 시장의 강연을 듣기 위해 100명에 가까운 지역 오피니언리더들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박 시장은 “수도권이 잘하면 대한민국이 잘될 것처럼 생각하는 관행이 존재한다”며 “이건희 미술관을 실제로 짓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인식을 무너뜨리기 위해 화두를 던진 것이기도 하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부일CEO아카데미 총동문회
박형준 부산시장 조찬 강연
“직장-주거 ‘15분 거리’ 지향
청년층 유출 방지 적극 노력”

박 시장은 부울경 메가시티, 산학협력 강화, 15분 생활권 도시 등 부산의 도시 비전을 분야별로 풀어냈다. 박 시장은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 현재로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나 송철호 울산시장과 전혀 이견이 없다”며 “경제 통합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안건을 의제로 삼아서 하나씩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청년 유출 문제가 심각한 부산의 현실도 뜯어고쳐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대학의 위기는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외국인 유학생을 많이 들여오거나 대학끼리 통합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둘 다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캐나다 워털루대학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해법 중 하나로 제시했다. 기업이 원하는 직무 위주로 대학생이 실습을 하는 것인데, 기간이 1년 중 4개월이나 된다. 박 시장은 “대학은 어쩔 수 없이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기업은 대학생들을 귀찮아하는 게 국내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현주소”라며 “IT, AI, 데이터 분야 기업들이 부산시가 기획 중인 획기적인 산학협력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건희 미술관을 필두로 문화·예술 콘텐츠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박 시장은 “청년이 부산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재미가 없어서’다”라며 “비보이, 힙합, 재즈 등 청년 문화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과 문화, 예술,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즐길 거리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직장, 주거, 여가가 15분 거리에서 가능한 형태의 도시를 꿈꾸고 있다”며 “부산의 60개 생활권역을 지도로 그려 부족한 부분들부터 채워넣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도로 확충 등 장기 프로젝트는 차근차근 진행하되 도서관, 근린공원, 생활체육시설 등 동네에 필요한 작은 인프라는 바로바로 채우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박 시장은 “AI 기반 스마트도시와 저탄소 그린도시로 도약하는 밑그림도 그려야 한다”며 “부산이 익숙하지 않은 분야라 할지라도 차근차근 기업과 자본을 유치해야 미래 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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