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40% 폭락… ‘시즌 2’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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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의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주가 시세 그래프를 배경으로 찍은 비트코인 모형. 연합뉴스

가상자산의 가격 하락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열흘 새 40% 가까이 내려 앉았다. 급등 후 폭락, 그리고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졌던 2018년 사례를 들며 또 한번의 코인 랠리 ‘시즌 2’가 종료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커지고 있다.

23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 거래소의 자체 시장지수(UBMI)는 22일 오전 5시 현재 8500.19로 나타났다. 지수가 최고를 찍었던 이달 9일 13972.08과 비교하면 2주도 지나지 않아 39.2% 하락했다. 이 지수는 업비트 원화 거래 시장에 상장한 모든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산출한다. 즉, 업비트 원화 시장에 상장된 전체 가상화폐의 시가총액이 이달 들어 40% 가까이 증발했다는 뜻이다.

시가총액 이달에만 40% 증발
‘조정국면’‘종료설’ 전망 엇갈려
머스크, 차량결제 수단 중지
중국·미국 규제로 설상가상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 하락을 촉발한 것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위터에 ‘차량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 사용을 중지한다’는 글을 올렸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가격은 급락했다. ‘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살 수 있다’고 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이후 머스크는 테슬라 소유의 비트코인 매각을 암시하는 댓글을 남기는 등 가상자산 가격을 출렁이게 하는 주범으로 꼽혔다.

여기에 최근 중국이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가상자산 가격은 더욱 하락하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중국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의 거래는 물론 관련 중개서비스나 파생상품의 거래까지도 범죄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심지어 채굴까지도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75%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 이어 미국마저 가상자산에 칼을 빼들었다. 1만 달러가 넘는 규모의 모든 가상자산 거래를 당국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해 탈세를 막겠다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20일(현지 시각) 1만 달러(약 1130만 원)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는 국세청(IRS)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규제안을 발표했다.

가상자산 가격의 급락에 이어 미·중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비관론 목소리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심지어 2017년 뜨거웠던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2018년 초 70% 이상 급락한 후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졌던 당시 사례를 들며, 최근의 가상자산 투자 열풍 ‘시즌2’가 끝났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해 온 만큼, 이번 하락을 조정 국면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이번 ‘코인 시즌2’의 경우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확대 등으로 3년 전 ‘랠리 후 급락’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정 기간 조정 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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