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감염, 항생제 없이는 치료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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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좋은문화병원

좋은문화병원 소화기내과 구자준 과장이 내시경 검사로 환자 상태를 살피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제공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세계적으로 흔한 감염성 질환 중 하나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상피세포와 점액층 사이에 살고 있는 세균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50% 정도가 감염돼 있다. 비위생적인 생활환경과 불결한 음식, 음료, 감염된 사람의 위 내용물에 노출될 때 감염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모님 입에 넣었던 음식을 아이에게 주거나 국·찌개 등을 같이 떠먹는 식습관으로 인해 감염에 쉽게 노출되곤 한다.

실제 위생이 좋은 선진국에서는 감염률이 매우 낮으나,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는 감염률이 높게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1998년 감염률 66.9%에서 2005년 59.6%, 2016~2017년 43.9%로, 위생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소화기내과 구자준 과장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될 경우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감염되면 지속적으로 만성 위염을 나타내며 일부에서는 복통, 구역, 식욕부진, 상복부 불편감, 소화장애 같은 증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른 외적 요인과 더불어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 궤양이 발생할 수 있고, 정상인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도도 2~3배가량 높아지게 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진단법은 내시경을 이용하는 방법과 내시경 없이 검사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내시경 진단법은 내시경 검사를 할 때 조직을 채취해서 검사하는 방법이다.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신속 요소분해효소 검사(rapid urease test·CLO test)와 조직을 직접 확인하고 염색해 검사하는 조직검사, 조직배양검사, PCR 검사 등이 있다. 내시경 없이 검사하는 방법은 호흡을 통해 검사하는 요소호기검사(urea breath test· UBT), 혈액검사를 통한 혈청학적 검사, 대변을 통한 검사 등이 있다. 병원에서는 주로 CLO 검사와 조직검사, UBT 검사, 혈청학적 검사 등을 이용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저절로 치료되는 일이 없다. 건강보조식품으로 치료는 불가능하며 항생제 없이는 치료되지 않는다. 세 가지 약물을 사용하는 3제요법으로 1차 제균치료를 시행하는데, 7~14일간 약물을 투약한다. 보통 70~78% 정도 완치된다. 제균 치료약 복용 후 최소 4주가 경과하면 확인 검사를 통해 완치 여부를 확인한다. 만약 치료가 실패할 경우 2차 제균치료를 시행한다. 이때는 네 가지 약물을 사용하는 4제요법으로 14일간 투약하며, 81%가량 완치율을 보인다. 1~2차 제균치료를 통해 전체 환자의 96% 정도가 완치된다.

구자준 과장은 “모든 질환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복부 불편감, 소화장애 등과 같은 소화기 증상이 발생할 경우 전문의와 상담하고, 내시경 검사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했다. 정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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