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낙동강 하굿둑 개방·본류 정화 '생명의 강' 기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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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굿둑 수문이 올해 4차례 개방된다고 한다. 올 4~5월 낙동강 하굿둑을 상시로 개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1차 개방에 이어 이번 2차 수문 개방은 그 의미가 막대하다. 1987년 하굿둑 건설로 민물과 바닷물의 흐름이 막혔던 낙동강 하구 기수 생태계 복원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1차 개방 결과 상류에서 관찰되지 않았던 뱀장어와 숭어가 포착됐다고 한다. 짧은 기간에 어류 생태계에서 즉각적인 개선 반응이 나타난 것은 생태계 회복 가능성 차원에서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환경부는 2차 개방 기간에는 드론으로 씨앗을 뿌려 철새 고니류의 먹이원인 새섬매자기 군락지 복원 사업도 추진한다고 한다.

생태계 복원 로드맵 제시하고
낙동강공동체 형성 출발점 되길

1차 개방에서 바닷물이 하굿둑 기준 최장 10㎞ 지점까지만 확산되고, 인근 지하수에 침투하는 정도는 크지 않아 농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4년간 강 흐름의 단절에 비하면 극히 짧은 기간이었지만, 실험실 예측 모형과 일치한다는 점에서도 다행스럽다. 이번 2차 개방에서도 과학적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와 인근 농민과의 충분한 소통과 공감대를 통해서 농업 피해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 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또한, 하굿둑 개방으로 인한 생태계 복원 가능성과 수질 개선 효과에 대해서도 실증적인 분석을 통해 개방 로드맵을 꼼꼼하게 제시해야 한다.

하굿둑 2차 개방과 함께 낙동강에 연이어 낭보가 울려 퍼지면서 희망을 품게 한다. 환경부가 경남 합천의 황강과 창녕의 강변여과수를 식수로 개발해 부산과 동부경남에 절반 가량씩 공급하기로 해 부산의 취수원 다변화가 가능해졌다. 또한, 낙동강 본류 수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물금 취수원 낙동강 수질을 TOC(총 유기 탄소량) 기준 2등급까지 끌어 올리고, 낙동강 전체 폐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구미·성서산단에 초고도처리시설과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한다. 게다가,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의 5개 광역지자체가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낙동강 유역 상생발전 협약’을 통해 물 문제를 넘어서서 지역 공동체 형성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늦었지만, 적절한 조치로 평가된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통한 생태계 복원과 수질 개선은 시대적 가치이자, 지역민의 염원이다. 해마다 반복돼 ‘녹차라테’라는 오명까지 듣게 된 낙동강의 녹조 범람과 수질 악화, 낙동강 하구에서 재첩을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운 생태계 교란은 해결해야만 하는 시대의 숙원이다. 낙동강 생태계 복원을 위한 큰 걸음이 이제 시작됐다. 5개 광역지자체,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과 지역민의 소망을 담아 34년 만의 하굿둑 개방이 하굿둑 완전 개방, 더 나아가 낙동강을 생명의 강으로 되돌리기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낙동강에 1300만 영남인의 생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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