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못 찾는 부산남고 강서구 이전, 없던 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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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부산남고의 강서구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이 2년 가까이 끌어온 부산남고 이전이 실현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시교육청의 협상력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부산남고 이전으로 과밀화 해소를 기대한 강서구 주민들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영도 주민 반대 2년째 답보 상태
명지신도시 과밀학급 해결 난망
부산시교육청 협상력 부족 논란

부산남고폐교반대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내달 7일 ‘영도교육혁신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를 창립한다”고 21일 밝혔다. 대책위 이병수 위원장은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학급당 인원을 15명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기과학고도 있는 만큼 학령인구 감소만 강조해 학교를 없애기 보다, 좋은 학교 만들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2019년부터 부산남고 이전을 반대한 단체로, 이번 운동본부 출범을 계기로 부산남고 이전 무산을 기정사실화했다. 150여 명으로 구성된 운동본부는 꾸준히 포럼을 개최해 영도 내 교육발전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전 논의가 지진부진했던 부산남고 이전은 운동본부의 활동으로 더욱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립고등학교인 부산남고는 2019년 신입생이 101명으로 감소하며 폐교 위기를 맞았다. 이에 2019년 11월 부산남고총동창회가 교육청에 학교를 이전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부산남고 강서구 이전은 가시화됐다. 당시 재학생과 학부모 절반 이상이 이전에 찬성하면서 2024년까지 학교를 옮기는 것이 시교육청의 목표였다. 그러나 주민의 격렬한 반대에 시교육청은 지난해 부산남고 이전을 위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신청을 잠정 보류했다. 중앙투자심사 신청 잠정 보류 이후 시교육청은 협상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영도구의 반발에 강서구 명지신도시의 과밀학급 문제 해결도 더욱 어렵게 됐다. 당초 시교육청은 학교 신설보다 이전이 현실성이 높다고 생각해 부산남고를 명지신도시에 이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명지학교대책위원회 김정용 위원장은 “명지의 명호고와 경일고 모두 과밀상태다”면서 “교육청은 고등학교 신설이 어려운 대신, 다른 곳에 있는 학교를 이전해주겠다고 했는데 자꾸 늦어지고 있어 속이 탄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2년 가까이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은 시교육청의 협상력 부족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영도구 주민들이 우려하는 지역 내 교육 인프라 축소 등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교육부에서 지급하는 80억 원 수준의 학교 이전 지원금으로 영도 내 학교의 교육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이전 반대 측 입장이 강경하다는 이유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도 못했다. 시교육청 지원과 측은 “올해 2월에 토론회도 열고, 주민들과 합의점을 찾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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