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수산업계 “정부, 총허용어획량 감축에만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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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허용어획량(TAC)이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어 수산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업계에서는 TAC를 모두 소진하더라도 적자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22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2021년 7월~2022년 6월 총허용어획량의 설정 및 관리에 관한 시행계획’을 두고 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의 대표 어종인 고등어의 TAC는 10만 1715t으로 지난해 12만 3527t에 비해 2만t가량 줄었다. 오징어 역시 7만 3834t으로 지난해에 비해 1만 2096t 감소했다.

올해 7월~내년 6월 허용량 큰 폭 감소
고등어 2만여·오징어 1만여t 줄어
TAC, 이전 3년 평균어획량 따져 산정
기후·감척·조업일수 등 반영 안 돼
“다 채워도 적자 못 면해…” 크게 반발



수산업계는 TAC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TAC 산정을 위해 여러 데이터를 넣는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과거 3년간 평균 어획량이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어획량의 경우 기후나 감척, 조업일수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단순히 과거 자료만 가지고 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며 “결국 한 해 장마나 태풍 등에 의해 조업기간이 줄어들면 TAC가 계속 줄어드는 구조다”고 말했다.

올해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했기에 오징어를 잡는 근해채낚기, 대형트롤, 동해구중형트롤, 쌍끌이대형저인망, 근해자망 등의 불만은 더 크다. 올해 국내 수산업계는 오징어는 씨가 말랐다 할 정도로 어획을 하지 못했다. 오징어 자원량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싹쓸이였다. 하지만 어획량이 줄어들다 보니 TAC가 지난해에 비해 13%가량 줄었다. 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중국 어선들은 마음껏 잡는데 우리는 양을 제한해서 잡아야 하니,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전체 자원량을 관리해야 하는데, 중국 어선들은 불법조업이 많아 전체 자원량을 가늠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오징어가 주요 어종인 근해채낚기 어선들의 반발은 더욱 크다. 다른 어선들이야 혼획이라도 가능하지만, 채낚기는 오징어에 특화돼 있기 때문. 근해채낚기 어선 관계자는 “이전 방식으로 TAC를 나눠 가진다면 우리는 TAC를 다 채우더라도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소한 어업을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수산업을 잘 모르는 정치권의 압박 때문이라는 평가도 내린다. 지난해 국감에서 TAC 소진율이 낮다며 질책이 이어졌는데, 이에 관련 연구 기관들이 TAC 수치를 낮추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TAC를 소진하지 못한 경우 그만큼의 잡을 여유를 남긴 것인데, 이것이 왜 TAC 총량을 줄이는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어획량을 비롯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TAC 산정을 하고 있는데, TAC가 줄어들 경우 어민들의 불만은 이해하고 있다”며 “미래에도 지속해서 어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TAC 정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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