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눈'] 이제야 정치판에서 2030의 목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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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기 전부터 정치, 사회 전반에 관심을 두고 있던 나는 그때 당시 언론에서 정치와 관련되어 MZ(밀레니얼세대+Z세대, 1980~2000년대 출생)세대 중 M세대를 향해 전하는 메시지는 다양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당시 M세대는 선거 날에 여행을 가고 놀러 가는 세대로 칭해졌으며, M세대의 투표를 독려하는 지금 여당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한다. 하지만 2021년 현재 MZ세대는 대한민국 정치판에 강력한 인상을 주고 변화를 주도하는 중이다.

지난 4월 7일, 공석이 된 서울특별시장과 부산광역시장을 뽑는 재보궐 선거가 있었다. 높은 사전투표율과 재보선 역대 투표율 중 가장 높은 수치인 55.5%를 기록했지만, 결과는 보수진영의 압승이었다. 투표가 끝나고 사전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었을 때, 특히 MZ세대의 결과에 많은 언론들이 주목했다. 20, 30대 남자의 출구조사 결과가 60세 이상의 출구조사 결과와 유사했고, 불과 1년 전 시행된 21대 총선에서의 결과와도 확연히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 거대 양당 두 후보를 제외한 기타 후보자들이 20대 여성의 상당한 지지를 받은 점도 눈에 띄는 결과였다.

이 결과에서 기성세대와 다른 MZ세대만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같은 세대라고 같은 정치 성향을 띠지 않으며,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틀만으로 당을 지지하고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신의 삶과 자신의 이익에 따라 여당을 지지하기도 하고, 제1야당을 지지하기도 하며, 제3의 당을 지지하기도 한다. 선거 결과에서 20대 남성이 70% 이상을 지지했다고 해서 20대 남성이 보수화되었다기보다는 현 여당에 대한 불만족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20대 여성 유권자의 15% 이상이 기타 후보자를 지지한 것도 자신들의 이익을 더 많이 대변해주는 당이 거대양당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재보궐 선거 이후 또 다른 이슈는 국민의힘 당대표에 MZ세대 36세 정치인 이준석이 당선되며 한국 정치 역사를 새로 썼다는 것이다. 4, 5선 중진 후보인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조경태 후보를 제치고 0선 이준석이 신임 대표로 당선된 것은 MZ세대가 정치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임과 동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온 것은 분명하다.

물론 이준석 당대표가 당선이 된 것이 정치권에서 이제부터 MZ세대의 말을 무조건 귀담아듣겠다는 것을 내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60대 이상은 현 여당에 비해 우세하니 재보궐선거에서처럼 MZ세대의 표를 끌어올 수 있는 젊은 대표가 중진들보다 낫다는 생각만으로 당선이 됐을 수 있다. 하지만 작년 총선에서 현 여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올 재보궐 선거에서 완벽히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MZ세대는 완전한 국민의힘의 지지층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층도 아니다. 지금까지 이어온 이 지겹고 반복되는 정치판을 바꿀 수 있는 것을 원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준석 당대표가 MZ세대 정치인 중 앞장서서 세대를 대변하고 지금과 다른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알 일이다.

대한민국의 MZ세대는 다른 나라의 같은 세대들과는 또 다른 점이 있어 더 특징적이라 볼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공통적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바탕으로 볼 때 태어날 때부터 가난하지 않은 나라였던 첫 번째 세대라는 점도 공통적이다. 이러한 공통점을 가진 MZ세대들의 목소리가 정치판에서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이 더 발전한 사회가 될 것인지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기존 사회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정연욱 객원기자 jyu1101@gmail.com /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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