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의 맛있는 여행] 후회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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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부 선임기자

제주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6월 제주도 관광객은 112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 6월과 거의 비슷했다. 항공과 고속철도 이용객도 늘었다. 6월 김포-부산 항공기 여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6% 증가한 45만여 명이었다.

이런 자료를 참고로 본다면 올해 여름 제주도와 강원도의 국내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거나 상회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제주도와 강원도의 여행이 정상 궤도로 돌아간다면 국내의 다른 지역도 시간 차이를 두고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가을부터는 또 다른 상황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여행이 조금씩 풀리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북마리아나제도와 자가격리 면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었다. 백신 접종자는 이달부터 자가격리 없이 북마리아나제도를 여행할 수 있다. 코로나19 검사를 무려 6차례나 받아야 하는 불편이 있기는 하지만 해외에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감지덕지할 일이다. 태국 푸켓은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외국인에게 자가 격리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했다.

유럽 여러 나라도 서서히 문을 열고 있다. 유럽은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가 보고 싶어 하는 지역이다. 체코는 백신을 한 차례 이상 맞은 한국인에게는 여행을 허가한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 중에서도 체코처럼 한국인 여행객에게 문을 여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재활성화를 앞두고 여행업계에서는 광고를 재개하는 등 준비 작업에 여념이 없다.

문제는 해외여행의 빗장이 풀리는 지금이야말로 코로나19와의 새로운 싸움에 대비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나라로 여행할 때 정부가 모든 여행객을 100% 완벽하게 통제,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영국, 싱가포르처럼 코로나19와 싸우기보다는 공존하는 방식의 대응책을 채택한 나라가 앞으로 하나둘씩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면 다양한 상황을 미리 설정해놓고 거기에 맞는 매뉴얼을 서둘러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영국, 싱가포르 같은 나라에 갈 경우에는 어떻게 여행해야 할지, 체코와 북마리아나제도 같은 나라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문제가 발생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등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고려해 대응책을 만들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라고, 우물 안에만 머물라고 강요만 하지 말고, 새로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지 조금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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