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 첫걸음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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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국가정원이 들어설 동부면 구천리 산 96번지 일원. 정부의 기본구상 용역이 내년에 시작된다. 부산일보 DB

경남 거제시가 남부권 국립 난대수목원 대체 사업으로 유치한 ‘한·아세안 국가정원’의 밑그림이 나온다. 산림청이 내년 기본구상을 통해 추진 방향과 사업 규모 등을 구체화한다. 지역사회 바람대로 1000만 관광도시 도약의 마중물로 완성될지 주목된다.

1일 거제시에 따르면 전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2년 정부예산안에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및 타당성 평가 용역’ 예산 5억 원이 반영됐다. 예산안이 올해 말 국회를 통과하면 산림청은 기본구상, 예산 규모, 임무와 목표에 따른 도입시설, 공간체계 구상 등 세부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한다.

기본구상 용역 예산 5억 원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
산림청 세부 개발계획 수립
입지는 동부면 구천리 일원

한·아세안 국가정원은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을 통해 채택된 산림관리 협력 방안 중 하나다. 조성이 완료되면 순천만, 울산 태화강에 이어 국내 제3호 국가정원이 된다.

산림청은 지난해 12월,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대상지로 완도군을 확정하고 유치경쟁을 벌였던 거제에 이를 대체 사업으로 제안했다. 애초 관광객 유치를 위해 국립수목원을 바랐던 거제시는 관광집객면에서 나을 수 있다며 반색했다.

난대수목원은 식물자원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학술·보존 기능과 의미가 강한 데 반해, 국가정원은 자연물과 인공물을 함께 배치하고 공원 기능이 추가되는 만큼 대중적 요소가 짙기 때문이다.

반면 거제시와 경남도가 사활을 걸다시피 한 난대수목원 유치에 실패하자 성난 민심을 달래려 급조한 사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야권을 중심으로 지역 정치권까지 공세에 나서며 논쟁이 가열되자 변광용 시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당시 산림청장을 직접 만나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 변 시장은 관련 용역결과 보고서를 제시하며 “산림청장은 보고서에 ‘거제’로 분명히 명시돼, 별도 공모 절차 없이 기존 수목원 대상지인 동부면 구천리 일원에 국가정원을 조성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림청은 수목원보다 규모 면에서 더 클 뿐 아니라, 담을 수 있는 아이템이 다양하고 많아 주변 관광지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산림청은 이 사업에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한옥 문화가 깃든 한국의 전통 정원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10개국의 정취를 담은 주제별 정원을 꾸민다. 여기에 해외식물원, 음악분수, 전망 타워 등 전시·관람 시설과 국가별 항노화 자원을 활용한 웰니스 프로그램, 식물자원을 활용한 뷰티 프로그램을 더한다.

거제시는 남부내륙철도, 가덕신공항과 연계한 남해안 해양관광벨트를 구축해 침체한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변광용 시장은 “마지막 국회 통과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총력 대응할 방침”이라며 “이후 관련 절차도 꼼꼼히 챙겨 국가정원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힘을 보탠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은 “연간 5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순천만 국가정원과 같은 관광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면서 “임기 내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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