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폰지사기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얼마 전 일정 금액을 포인트로 충전하면 최대 20% 이상 할인 혜택을 제공하던 유명 앱이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건이 일종의 ‘폰지사기’라는 말이 나오면서 폰지사기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폰지사기란 1920년대 찰스 폰지라는 사람이 벌인 사기 사건에서 나온 말이다. 찰스 폰지는 이탈리아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넘어왔다. 그러나 손대는 사업마다 실패했고 1919년 국제우편 요금을 지불하는 대체수단인 국제우표반신권을 알게 된다.

폰지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탈리아에서 국제우표반신권을 산 후 미국에서 유통하면 차익을 얻는다며, 45일 후 원금의 50%, 90일 후에는 원금의 100% 수익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정작 폰지는 국제우표반신권 사업을 한 것이 아니라 신규 투자 자금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으로 주며 돌려막기를 할 뿐이었다.

폰지의 사기 행각은 오래가지 않고 발각돼 구속되었지만 이후 전 세계에서 폰지가 했던 다단계 금융 사기가 반복되고 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범은 미국의 버나드 메이도프가 꼽힌다.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까지 지낸 그는 136개국 3만 7000여 명을 상대로 최대 650억 달러(약 72조 5000억 원)의 사기 행각을 벌였다.

자신의 금융계 평판을 이용해 매년 10%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유도했고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케빈 베이컨, 작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엘리 위젤 등 유명인들까지도 그에게 속아 돈을 날렸다.

1997년 알바니아에서는 전 국민의 60%가 폰지사기 피해를 당해 유혈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실 폰지사기는 실체가 없어서 사업구조나 이윤 창출 방식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사기범은 자신이 재벌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다거나 금융 관련 비밀 조직 관계자라는 등 말이 안 되는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높은 이율의 유혹에 빠지면 이런 허황된 거짓말조차 믿게 된다.

폰지사기 피해자들은 수익금을 받고 나면 대부분 더 많은 금액을 넣게 되고, 가족 친구들에게 투자를 권유하기도 한다.

쉬운 방법으로 빨리 많은 돈을 벌기를 기대하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 폰지사기이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