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20세기 중국사 핵심 ‘쑹씨 세 자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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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링, 칭링, 메이링/장융

은 20세기 중국사의 핵심에 있었던 쑹씨 세 자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다. 맏언니 아이링(1889~1973)은 대부호로 장제스가 신뢰한 정책 조언가였고, 막내 메이링(1898~2003)은 장제스의 아내였다. 칭링(1893~1981)은 쑨원의 아내로 두 자매와 다른 정치 노선을 택해 공산 중국의 부주석을 지냈다. 이렇게 표현된다. ‘한 명은 돈을 사랑했고, 다른 한 명은 권력을 사랑했으며, 또 다른 한 명은 국가를 사랑했다.’ 둘째인 ‘붉은 자매’ 칭링은 순결한 여신으로 추앙받았고, 막내 메이링은 세계적으로 매혹적인 스타가 되었다면 아이링은 욕심 많은 큰언니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세 자매의 관계는 얼룩진 중국 현대사를 그대로 투영한다.

책에서는 국부 쑨원이 정치적 야망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이로 그려진다. 공화국의 수장에 되는 데 야망을 품은 쑨원이 유부남이면서도 접근해오자 맏언니 아이링은 쑨원을 떠났다. 대신 둘째 칭링이 쑨원과 결혼한다. 하지만 쑨원은 칭링을 이용한 적도 있다. 1922년 정적이 관저를 습격했을 때 칭링을 남겨둔 채 도피했다. 칭링이 공격을 받으면 정적을 향한 반격 이유로 삼을 수 있으리라고 머리를 굴렸다는 것이다. 칭링은 그때 유산했다.

막내 메이링은 가장 쾌활하고 사교적이었는데 봉사 활동을 통해 평판도 좋았다. 메이링과의 결혼은 장제스에게 커다란 기회였다. 메이링은 미국에서 105세로 죽었는데 아래 세대들도 세상을 떠나가자 “나만 남았다”며 “하느님은 아마 나를 잊으셨나 봐”라고 했단다. 장융 지음/이옥지 옮김/까치/488쪽/2만 3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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