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경 위한 '시민불편본부', 지속 가능 사회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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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와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부산에서 일상의 불편을 ‘조장’하는 역발상 운동이 벌어진다. ‘내가 조금 불편하면, 환경이 편해진다’는 의미에서 평범한 불편이 아니라 환경을 위한 작은 불편을 쌓아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자는 취지다. 부산환경공단은 이를 위해 이번 달 중으로 ‘시민불편운동본부’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부산일보와 부산시를 비롯해 부산시교육청, 부산은행, BN그룹, 신세계백화점 등 부산의 공공기관과 주요 기업, 시민단체 등 30곳이 참여해 각각 친환경 수행과제를 실천하고, 환경 문제에 대한 시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부산환경공단 주도, 30개 기관 참여
‘친환경 도시 부산’은 선택 아닌 필수

‘시민불편운동’이라는 이름은 환경 운동을 위한 불편이 지속 가능한 사회의 밑거름이라는 차원에서 시민의 호기심을 유발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런 차원에서 시민불편운동본부를 출범시키고 불편운동을 1년간 상시로 진행하기로 한 건 매우 고무적이다. 참여 기관들은 이 기간에 사업장 내 쓰레기 줄이기, 일회용 컵 사용 자제 및 텀블러 활용 등 실천 목표를 설정해 수행한다. 또, 공연장에서는 전자 입장권을 활성화해 종이 사용을 줄이는 등 기관 성격에 맞는 별도 실천과제를 마련한다. 내년 상반기에 ‘시민불편음악회’를 겸한 성과보고회도 열 계획이라고 한다. ‘불편함을 통한 친환경 운동’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대한다.

특히, 이번 시민불편 캠페인은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알리고, 일상 속의 작은 실천이 모이면 환경 문제 해결에 큰 보탬이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가정에서도 안 쓰는 전기코드를 뽑거나, 포장재를 재활용하는 등 작은 불편을 감수하면 지구환경을 위한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다. 불편운동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말고, 참여기관별로 세세한 것까지 감축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상황만 바뀌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월, 매년 등 기간에 따른 목표를 제시하고, 시민·소비자들과 약속하는 것도 필요하다.

친환경은 도시와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국가와 기업, 도시의 운영 방식이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환경 개념이 반드시 담겨 있는 ‘필환경’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 기획부터 생산, 제작, 유통,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 친환경적 요소를 적용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불편운동이 일상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실천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친환경 도시 부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캠페인을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이 겪은 작은 불편함이 오히려 환경을 지킨다는 뿌듯함으로 번진다면 도시의 모습도 바꿀 수 있다. 도시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불편 운동이 널리 퍼지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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