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은 독감이란 착각’ 바이러스만큼 위험하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8일 부산 동래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부산지역에는 이날 1921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대현 기자 jhyun@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대유행에도 위중증 환자가 크게 늘지 않자 오미크론 변이가 독감 수준의 유행병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독감에 비해 전파력과 치명률이 모두 높고, 사회적 대응 인프라도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풍토병화를 통한 엔데믹은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확진자 급증에도 위중증 안정적
부산 중환자 병상 가동률 15.3%
‘독감 수준 유행병’ 인식도 확산

전파력 워낙 세고 치명률 높아
자칫 방심 땐 의료 붕괴도 우려
풍토병 정착 논의는 시기상조



■우세종 넘어 지배종 된 오미크론

부산시는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921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4만 7635명이라고 밝혔다. 부산의 하루 확진자는 지난 5일부터 나흘째 20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중증 환자는 11명으로,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5.3%를 유지했다. 재택치료가 늘면서, 무증상이나 경증 확진자들이 입소하던 생활치료센터도 가동률은 69.9%로 떨어졌다.

이날 부산시가 발표한 주간 코로나19 현황에 따르면, 지난주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95.8%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검출률 0.4%에서 불과 5주 만에 델타 변이를 몰아내고, 확고한 지배종이 된 것이다. 지난주 하루 평균 확진자는 1446명으로, 1월 마지막 주 632명보다 배 넘게 늘었다. 특히 전체 확진자 중 19세 이하 비율이 27.4%를 차지해, 청소년 감염이 심각하다. 상대적으로 낮은 백신 접종률이 이유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16명으로, 1월 마지막 주 20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되면서, 강한 전파력과 약한 중증화의 특징이 뚜렷하게 반영된 결과다.

경남과 울산에서도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각각 1902명과 501명 발생해, 감염 폭증이 이어졌다. 이날 국내 전체 신규 확진자는 3만 6719명이 발생해, 나흘째 3만 명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는 268명으로, 아직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오미크론이 독감이라는 오해

오미크론 변이 중증화가 델타 변이의 5분의 1 수준으로 파악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엔데믹으로 가는 과정에 있다는 뜻으로, 당장 엔데믹이 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0.16%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델타 변이 0.8%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독감 치명률 0.05~0.1%보다 1.5~3배 정도 높다. 1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면 160명 정도 숨질 수 있어, 결코 가벼운 감염병으로 볼 수도 없다. 방역 당국은 이달 말 하루에만 13만~17만 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전파력도 상당히 위협적인 요소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은 델타 변이의 2배 정도이고, 독감보다는 몇 배 강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감염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다 보면 이를 관리할 의료 체계에 상당히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국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져, 다시 감염 규모가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의료 체계 붕괴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이유로 WHO는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도를 여전히 ‘매우 높음’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독감처럼 연 1회의 백신이 없고, 일선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 치료가 아직 정착되지 않아, 오미크론 변이를 소홀히 취급할 경우 상당한 사회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 체계 전환이 시작됐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독감 수준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며 “전파력이 워낙 강하다 보니 방역 효율성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으로, 방역 의식은 계속 높게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길수·김태권·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