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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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20대 대통령 취임… 자유·성장·지속가능한 평화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는 취임 일성과 함께 임기 5년의 제20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겠다”는 취임 선서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개막을 알렸다. 이날 취임식에는 국내외 귀빈과 국회와 정부 관계자, 각계 대표, 일반국민 등 4만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도 3월 9일 대선 이후 공식석상에 처음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16분 분량의 취임사에서 시대적 소명으로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 위기, 기후 변화,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 등 대내외 난제를 거론하며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를 지목하면서 과학과 진실이 전제된 합리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또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보편적 가치의 공유가 중요하다면서 ‘자유’를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사회 갈등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빠른 경제 성장’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북 정책 등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는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전임 정부와의 차별화된 대북 정책을 예고하면서도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북한 경제와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 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0시 서울 용산의 대통령실 지하에 마련된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 상황실에서 국군통수권을 이양받는 것으로 집무에 들어갔다. 서초동 자택에서 임기 첫날 밤을 보낸 뒤 오전 9시 50분께 김 여사와 동작동 현충원을 찾은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을 받들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친 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5층에 마련된 새 집무실로 이동해 ‘1호 안건’으로 한덕수 총리 임명동의안에 서명했다.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7명을 임명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부적격’ 판단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쳤으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후보자만 7명에 달해 ‘1기 내각’은 상당 기간 불완전한 형태로 운영될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관 로비인 로텐더홀에서 열리는 경축 행사에 참석한 뒤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외빈 초청 만찬을 끝으로 숨가쁜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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