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두기 온도차에… 해운대-원도심 호텔 명암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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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원도심 호텔들이 밀집한 부산 중구, 동구, 영도구 일원. 정종회 기자 jjh@

“원도심 호텔의 봄날은 언제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여행 수요가 살아났지만 부산 호텔가는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해운대를 중심으로 한 특급호텔은 가족 단위 국내 손님이 몰려들면서 기대 이상의 매출 실적을 내고 있다.

해운대 호텔 가족 단위 국내 관광객 몰려
주말 평년 수준 회복… 주중 예약도 증가
외국인 관광객 의존 원도심 호텔 ‘울상’
복잡한 입국 절차에 단체 숙박 문의만

하지만 원도심 호텔가는 외국인 관광객과 비즈니스 고객을 상대하는 터라 방역 완화의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해운대 호텔가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주말 예약이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 길이 막히면서 오히려 부산, 제주 등 국내 관광지를 찾는 발길이 이어진 덕분이다. 일부에서는 ‘주말 예약만 놓고보면 평년보다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나마 해운대 호텔가가 골머리를 앓던 게 부진한 평일 매출이었지만 이마저도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둑이 터졌다. 그간 미뤄 왔던 연회나 결혼식이 쏟아지면서 주중 영업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인다.

해운대 호텔가는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전반적으로 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홀로 호황을 이야기하기 조심스럽다는 분위기다. 특급호텔인 A호텔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어렵게 끌어온 행사마다 코로나 확진자로 취소되는 바람에 애를 먹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다르다”며 “이제는 기업이나 법인 예약의 경우 ‘한번 취소하면 다시 일정 잡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예약 취소율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생각보다 빠른 회복세에 해운대 호텔가는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원도심 호텔가는 내쉬는 한숨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같은 부산 호텔가 안에서도 업체마다 명암이 엇갈리는 건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족 단위 국내 관광객이 주고객인 해운대 호텔가는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만 남아 있을 뿐 사실상 호텔 이용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반면, 원도심 호텔은 외국인 인바운드 관광객이 영업의 7할을 차지하는데, 이들은 여전히 PCR 등 복잡한 방역 절차에 입국을 꺼리고 있다. 트래블버블을 적용받은 싱가포르 손님들이 간간이 주중 호텔을 찾을 뿐, 외국인 관광객을 보기가 힘들다는 푸념이 나온다.

젊은 층을 상대로 입소문을 탄 일부 원도심 호텔이 고군분투 중이지만 전체적으로 해운대 호텔가와 원도심 호텔가는 매출 회복 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원도심 B호텔 관계자는 “주말 객실 예약은 서서히 회복이 되고 있는데 이건 호텔 바다 뷰 때문에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여전히 주중 실적은 속을 태우는 만큼 올라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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