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병’으로 불리는 무지외반증, 예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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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대동병원

매년 무더위가 시작되는 이맘때가 되면 하이힐과 샌들을 즐겨 신었던 A(45·여) 씨는 지난해 여름 오른쪽 엄지발가락 측면 돌출된 부위의 지독한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걸을 수도 없게 됐다. 병원을 찾은 A 씨는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아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A 씨는 올해 여름휴가 때는 시원한 샌들대신 운동화를 신을 생각이다.

엄지발가락 뼈의 여러 힘줄이 정상 배열에서 이탈하거나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이 늘어나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과하게 휘고 엄지발가락과 관절을 이루는 종족골은 반대로 안쪽으로 변형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무지외반증이라 한다.

엄지발가락 변형으로 측면이 유난히 돌출되고 이 부위가 신발에 지속적으로 부딪혀 두꺼워지면서 염증이 발생하면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또한 엄지발가락 변형으로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발가락 중족골 아래 발바닥에 굳은살이나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발 변형으로 인해 바른 자세로 보행하기 어려워 장시간 보행 시 발이 쉽게 피로해질 수 있으며 기능상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무지외반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평발, 넓적발, 원발성 중족골 내전증 등 선천적 요인과 함께 하이힐, 뾰족구두 등에 의한 후천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률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기온이 오르고 습해지는 6월부터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밑장이 얇고 딱딱한 플랫 샌들이나 발가락 사이로 신발을 지탱하는 조리(슬리퍼) 등을 많이 찾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신발들은 앞부분으로만 무게를 지탱해 발바닥 앞쪽에 과다한 무게가 가해지며 보행 시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발과 발목 등에 힘이 과다하게 들어가게 된다. 이로 인해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져 발가락이 변형되거나 무릎, 골반,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발 건강을 위해 여름철 신발 선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관절센터 유성호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발이 살짝 불편한 느낌만 받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나 변형이 계속적으로 진행되어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과 엇갈리게 될 경우 체중 분산이 고르게 되지 않아 발바닥에 굳은살이 계속 생기며 보행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러한 보행 변화는 드물지만 엉덩이, 무릎,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족부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치료는 외형 변형과 환자의 불편함 정도에 따라 보존적 치료와 수술 등을 시행하게 된다. 초기에는 돌출 부위 및 발가락 아래 자극이 되지 않도록 편한 신발을 착용하거나 교정 안창을 통해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줄 정도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무지외반증 예방 수칙으로는 △2.5cm 이상 굽이 있는 하이힐 피하기 △낮은 신발, 딱딱한 신발 피하기 △부드러운 재질 신발 착용하기 △본인 발보다 1cm 여유 있게 신발 신기 △발 피로 풀어주기 △발가락 스트레칭하기 등이 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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