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고속도로 ‘전기차 화재 사망 사고’, 배터리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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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일어난 전기차 화재 사망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전기차 화재 사고를 면밀히 분석해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지난 4일 발생한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 측은 감식 결과를 토대로 사고와 화재 원인, 사고 당시 차량 속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요금소 충격흡수대 충돌 화재
운전자·동승자 등 2명 사망
전문가 “배터리, 충격 등에 취약”
경찰, 국과수 정밀 감식 의뢰

앞서 지난 4일 오후 11시께 강서구 범방동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 요금소를 통과하던 전기차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충격흡수대를 들이받았다. 충돌 직후 차량에서 불이 나 운전자 30대 A 씨와 동승자 40대 B 씨 부부가 사망했다.

경찰 측은 차량 충격으로 배터리가 폭발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가 화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충격흡수대와 부딪히자마자 불이 났다. 사고 당시 인근 요금소 직원이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하려 했지만 불길이 워낙 거세 불길을 잡기 쉽지 않았다. 결국 차량은 약 15분 만에 완전히 불에 탔고 탑승자 2명은 현장에서 숨졌다.

신고를 받고 소방대원이 출동했지만 차량 하부에 있는 리튬배터리 부분이 진화가 되지 않아 이동식 침수조에 차량을 30분간 담근 후에야 불이 꺼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화재 원인은 국과수의 감식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배터리의 영향도 있지 않았겠나 판단하고 있다”면서 “충돌 원인과 관련해 부검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기차가 23만 1443대를 기록해 2018년보다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전기차 운전자가 꾸준히 늘면서 전기차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지난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기차 화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69건이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13건, 12건을 기록하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2건으로 증가했다.

2020년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는 주차장 벽과 충돌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감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화재 원인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전기차의 리튬배터리가 충격이나 압력에 취약한 만큼 사고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 교수는 “사고 원인은 정확히 확인해봐야겠지만 같은 상황에서 내연기관차가 충돌했을 때 과연 사망사고까지 이르렀을까 하는 의문은 있다”라면서 “서울 용산구 사고 이후 소방청의 전기차 구난구조 매뉴얼이 만들어진 것처럼 관련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꼼꼼히 조사하고 데이터를 확보해 전기차 화재 안전 대책을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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