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지렛대 삼아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나선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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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나토 회의 참석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과 나토의 새로운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8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어떤 맞춤형 전략적 파트너십을 설계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유럽 파트너국들이 어떤 협력을 모색할지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정치참여 선언 1주년

취임 후 첫 국제 외교무대 데뷔전

나토와 ‘전략적 협력’ 구축 나서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십 확대

호주 발판 삼아 엑스포 유치전

프랑스 등과 10차례 양자 회담


나토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앤서니 노먼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호주는 나토가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이라는 이름 아래 이번 정상회의에 한국과 함께 처음 초청한 아태 지역 4개국 중 하나다. 특히 호주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은 아니지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지렛대로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복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23년 하반기에 엑스포 개최지 선정 표결이 이뤄지는데, 호주는 세계박람회의 투표권을 가진 나라는 아니지만 호주에 인접한 PIF(남태평양 도서 협력 포럼·Pacific Islands Forum) 11개 국가가 있다”며 “PIF 11개국에 대해서 호주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역내 리더십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는 당부를 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도 면담했다. 이번 면담을 계기로 나토 협력 파트너십도 구체화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새로운 한·나토 협력 프로그램의 체결을 약속하게 될 것”이라며 “각종 경제안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군사안보협력을 넘어 한·나토가 어떠한 새로운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을지 문장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주나토 대표부 설치에 나서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또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밤 스페인의 펠리페 6세 국왕 부부 주최로 열리는 갈라 만찬에도 참석해 ‘나토 정상회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한편 윤 대통령은 29일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출장길에서 ‘정치참여’ 선언 1주년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뒤 약 3개월 만인 6월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사실상 대권도전을 공식화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정치참여를 선언한지 꼭 1년이 되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우리나라 대통령 최초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연다. 취임 한 달여 만에 치러지는 첫 국제 외교무대 데뷔전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검찰 출신 정치 신인이 보수 진영 대표 주자로 변신, 정권교체를 이룬 데 이어 국제무대에서 서구 우방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 이르기까지 극적인 변화을 겪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 때 “국제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번 나토행을 결정하면서 내세운 기조와 완전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향후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의 방향을 더욱 주목한다.

윤 대통령의 이번 외교일정에서는 프랑스와의 정상회담이 추가되면서 모두 10차례의 양자 회담이 열린다. 한·호주 정상회담에 이어 네덜란드·폴란드·덴마크(29일), 체코·영국·프랑스(30일)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캐나다·루마니아 정상과는 약식회동이 추진된다. 파트너국으로 초청된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담도 계속 조율 중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29일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10시) 시작되는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3분가량 연설한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 연대에 의해서만 자유와 평화가 보장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환경에 부합하도록 2006년 시작된 한·나토 의제의 폭과 지리적 범위를 한층 확대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마드리드=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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