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시승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주행모습. 제네시스 제공

현대자동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70 슈팅브레이크’를 최근 출시하면서 왜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거와 달리 ‘차박(차에서 숙박하는 캠핑)’ 등으로 세단의 주행 성능에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적재공간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지난주 경기 하남 스타필드 야외주차장에서 양평 일대를 거쳐 돌아오는 50여km 거리에서 G70 슈팅 브레이크를 타봤다.

스포츠 세단 기반으로 한 왜건

트렁크·뒷좌석 기대보단 좁아

측면은 앞 범퍼부터 B필러(앞뒤 도어 중간 기둥)까지는 G70과 같지만 루프(지붕)가 길어지면서 G70과는 확연히 다른 외관이 나온다. 하지만 루프의 연장폭은 길지 않다. 덕분에 왜건보다는 오히려 패스트백(지붕선과 뒷유리 사이의 꺾인 각이 완만하게 한 면으로 이어진 차)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 때문에 G70 대비 트렁크 공간이 40% 넓어졌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넓지 않다.

트렁크는 456L, 2열을 접으면 1535L의 공간이 나온다. 골프백 1개는 무난히 실렸지만 2개 싣기에는 다소 빠듯해 보였다. 또한 2열에 앉았을 때 앞좌석과 무릎사이 공간이 반뼘 정도로 좁았다.

차량 내부는 최근 출시된 현대차그룹 신차들에 비해 뒤처진 느낌이다. 대부분 계기판과 디스플레이가 일체형이지만 슈팅 브레이크는 별도로 돼있고, 신차의 각종 조작 버튼들도 공조계와 오디오 조작부가 전환식으로 돼있지만 그렇지 않았다.

다만 제네시스 브랜드 답게 나파가죽, 알칸타라 고급소재에 렉시콘 오디오가 고급스럽다. 안전벨트와 차량 내부 스티치에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넣은 것도 보기 좋다.

G70 슈팅브레이크는 스포츠 세단을 베이스로 한 차량 답게 가속페달을 밟았더니 경쾌하게 나간다. 최고출력 252마력에 최대토크 36.0kg·m의 동력성능을 갖춘 가솔린 2.0 터보 엔진 덕분이다. G70의 경우 3.3 터보도 있지만 슈팅 브레이크는 단일 파워트레인으로만 운영된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70 슈팅 브레이크는 고성능보다 편안함에 중점을 둬 3.3L 엔진을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로 바꿔 운전했더니 rpm(분당 엔진회전수)이 더욱 높아지면서 스포츠카로 돌변한다.

아쉬움은 주행 중 급브레이크를 밟았을때 제동력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다. 고속주행 차량의 경우 브레이킹도 잘 듣는 편인데 슈팅 브레이크는 그렇지 못했다.

이 차의 복합 연료효율은 L당 10.4km(후륜구동, 19인치 휠, 빌트인 캠 적용 기준). 급가속과 신호등이 많았던 구간에선 L당 8km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정속 주행으로 시승을 마쳤을 때는 L당 10km대 후반까지 나왔다.

가격(개별소비세 적용 기준)은 기본 모델이 4310만 원부터 시작한다. 4000만 원대 G70 세단 모델과 4900만 원대인 SUV ‘GV70’ 사이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