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뚫린 전세대출 금리, 전세난민 숨통 조인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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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12년 만에 6%를 넘어선 가운데 한 시중은행이 지점 앞에 대출상품 관련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연합뉴스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12년 만에 6%를 넘어선 가운데 한 시중은행이 지점 앞에 대출상품 관련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연합뉴스

서민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12년 만에 6%를 넘어섰다.

지난 2년간 많게는 수억 원씩 전세 보증금이 오른 상태에서 최대 5%로 보증금 인상폭을 억제하는 전세계약갱신청구권마저 이미 사용한 세입자가 많아 반강제적으로 전세를 월세로 바꾸거나 집을 아예 옮기는 사례가 속출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보증·2년만기)는 지난 16일 현재 연 4.010∼6.208% 수준이다.


코픽스 0.4%P 한꺼번에 뛰어

12년 만에 최고… 세입자 ‘패닉’

전세→월세 전환사례 급증할 듯

빅스텝에 주담대도 급등 ‘비상’


6월 24일(3.950∼5.771%)과 비교해 불과 20일 사이 하단이 0.420%포인트(P), 상단이 0.437%포인트 올랐고 작년 말(3.390∼4.799%)보다는 상·하단이 각 0.620%포인트, 1.481%포인트나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100∼6.218%다. 20일 전(3.690∼5.781%)보다 역시 상·하단 모두 0.40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210∼6.123%로 하단이 0.540%포인트, 상단이 0.329%포인트씩 떨어졌다. 은행채 5년물 금리 하락 등의 영향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4.308∼6.230%의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달 24일 3.771∼5.510%에서 하단이 0.100%포인트, 상단이 0.350%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급등한 것은 무엇보다 코픽스(COFIX)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체로 전세자금대출을 변동금리로 많이 취급하고 이 대출이 따르는 지표금리는 코픽스인 경우가 많은데, 지난 16일 0.40%포인트나 한꺼번에 뛰는 등 코픽스가 치솟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앞으로 더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 15일 발표된 6월 기준 코픽스에는 지난 13일 한은의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다음 달 중순부터 적용될 7월 코픽스에는 빅스텝의 충격이 그대로 드러날 전망이다.

더구나 이달 말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2년을 맞기 때문에 시중의 충격은 더 클 수 있다. 임대차법에 따라 임차인은 전세 계약 기간을 2년 연장할 수 있고,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도 5% 이내로 묶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계약갱신청구권은 한 번만 쓸 수 있기 때문에, 2020년 8월 이후 청구권을 이미 행사한 전세 세입자는 올해 8월부터 다시 계약하려면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올려줘야 할 처지다. 따라서 ‘울며 겨자먹기’로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사례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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