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상반기 대체로 선전… 하반기·내년이 ‘진짜 걱정’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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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2.9%… 연 2%대 중반 예상
신흥국 성장 둔화, 수출 타격 우려
IMF, 내년 한국 전망치 대폭 하향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상반기 한국 경제가 3% 가까이 성장하면서 올해 2%대 중반의 성장률을 지켜낼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하반기 주요 국가의 긴축에 따른 전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과 고물가 등의 위험 요인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동기보다 2.9% 늘었다. 1∼2분기 실질 GDP가 전기 대비 각각 0.6%, 0.7%(속보치) 성장한 결과다.


이러한 성장 경로라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2%대 중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전기 대비 0%, 0%를 기록하더라도 올해 성장률은 2.5%가 된다. 산술적으로 역성장만 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전망치(2.6%)에 근접하게 된다.

다만 하반기 경제 성장에 대한 위험 요인이 쌓여있는 점은 불안 요소다. 특히 높은 물가 상승세가 가계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 구매력을 보여주는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수입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기 대비 1.0% 감소했다.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이러한 영향에 미국 경제가 1,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주요국 금리 인상 가속화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둔화가 초래되면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도 계속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성장률이 2%대 중반을 지켜내더라도 내년에는 성장률 하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MF는 7월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1%로 0.8%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망치 하향 폭(0.2%포인트)보다 더 크게 내린 것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긴축이 내년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데,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많이 반영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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