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지 재확인’ 페루 “중남미 국가 유치전 가교 되겠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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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원들 파나마 이어 페루 방문
8월 지지선언 페루 ‘전략적 접근’ 강조

카리브해 13개국에 사절단 파견 조언도
중남미 25개 BIE 국가 공략 자신감 얻어

부산시의회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단이 13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의 시의회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단이 13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의 시의회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 8월 2030부산세계박람회 지지선언을 한 페루가 부산과 다른 중남미 국가의 가교 역할까지 맡겠다고 밝혔다. 엑스포 홍보를 위해 중남미를 순회 중인 부산시의회는 페루 주요 정부 부처와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답변을 받아냈다. 일부 수많은 중남미 도서국과 경제, 문화를 공유하는 페루의 측면 지원은 불리한 유치전 전세를 뒤집을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페루 “중남미 도서국 만남 주선”

‘부산시의회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 TF’ 1그룹은 14일(현지시간) 두 번째 중남미 방문지인 페루에서 통상관광부, 교육부의 고위 관계자를 잇따라 만났다. 1그룹 유치단(신정철·김효정·서지연·양준모·이승연·이준호·황석칠 의원)은 지난 9일 중남미 공략을 위해 출국했으며 앞서 첫 번째 방문지 파나마의 국회의원들로부터 “부산월드엑스포 지지 서한을 대통령에게 보내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페루는 올 8월 12일 공식 외교문서를 통해 부산월드엑스포 지지를 선언했다.

페루 통상관광부와 교육부는 이날 유치단 측에 “다른 중남미 도서국에 부산을 홍보하도록 기꺼이 돕겠다”고 밝혔다. 통상관광부는 대외 무역, 관광, 국제행사 등을 맡고 있어 다른 도서국과 접촉할 수 있는 핵심 통로다. 또 대다수 중남미 도서국이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핵심 의제로 두고 있는 만큼, 페루 교육부를 통한 이들과의 ‘교육 교류’도 주요 공략법이 될 수 있다. 서지연 의원이 과거 APEC 실무분과에서 ODA(공적개발원조) 활동을 하며 인연을 맺었던 페루 주요 인사를 통해 이날 해당 부처의 고위 공직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

이날 월터 알베르토 에르난데스 알칸타라 페루 교육부 차관은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교육부에서 필요한 관계자, 관계 기관들을 찾아 할 수 있는 지원을 다 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디지털·기술 교육 등 한국의 발전상과 경험을 알릴 좋은 기회이며, 이를 통해 한국과 페루 간 미래 협력도 한층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이자 국회의원인 로베르토 헬버트 산체스 팔로미노의 제1보좌관 등도 유치단에 “페루는 IDB(미주개발은행) 등 라틴아메리카 연합들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다른 남미 국가의 정부 관계자, 국회의원들과 만날 기회를 마련해 보겠다”면서 “장관님은 부산월드엑스포에 대한 지지가 견고하고 적극 도와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13일 페루 수도 리마의 시의원들도 유치단과 만나 “국제협력국을 통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네트워크가 닿는 곳에 부산월드엑스포 홍보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의회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단이 14일(현지시간) 페루 교육부 차관 등과 부산월드엑스포의 남미 홍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단이 14일(현지시간) 페루 교육부 차관 등과 부산월드엑스포의 남미 홍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전략 설정이 먼저

페루 측 인사들은 이날 유치단에 한결같이 부산의 ‘전략적 접근’을 강조했다. 단순히 부산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말고 공략할 국가가 관심을 가질 구체적인 협력 사업들을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페루 통상관광부 측 관계자는 “교육, 무역, 신산업 기술, 항만 등 어떤 전문 분야에 대해 교류할지 먼저 정하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뿐 아니라 정치, 기업이 함께 움직여줘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부산이 구체적인 안을 짜온다면 페루도 적극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정철 유치단 단장은 “시, 교육청, 상공회의소 등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각국에 맞는 구체적인 교류안을 도출하겠다”면서 “중남미 도서국의 사정과 현안에 지속적인 조언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페루, 파나마 등 중남미 현지에서는 부산이 중대 국가뿐 아니라 수많은 도서국에 대한 공략법도 이제는 구체적으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컨트롤타워가 전체적인 유치 상황과 전략을 공유해 효율적인 유치 활동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조영준 주페루 한국대사는 “초강대국이나 들어본 적 없는 카리브의 도서국이나 똑같이 한 표이지만 아직 카리브 13개국에 고위 사절단이 방문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부산이 여건이 된다면 중앙 정부가 관심을 두기 힘든 나라에 여러 사절단을 보내 조기에 약한 고리를 메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의회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단이 14일(현지시간) 페루 통상관광부 관계자들에게 부산월드엑스포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단이 14일(현지시간) 페루 통상관광부 관계자들에게 부산월드엑스포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우세’ 중남미부터 잡아야

중남미는 현재 부산을 지지하는 국가가 6개로 경쟁 도시(3개)보다 많아 우세 대륙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직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국가가 25곳에 달해 부산으로서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또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약세 평가를 받는 다른 대륙에 역량을 집결하기 위해서는 중남미부터 조기에 공략해야 한다. 중남미가 전세 역전을 위한 최대 승부처인 셈이다.

중남미를 순회한 시의회 유치단은 “중남미는 부산이 충분히 공략 가능한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강력한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선물 공세’를 펴고 있지만 중남미 대다수의 국가는 한국의 선진적인 정치, 교육, 문화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많은 도서국의 경우 항만, 해양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 부산과의 교류를 희망하고 있다. 부산시나 시의회 차원에서 이들 국가와 교류할 수 있는 포럼, 협력사업 등을 추진한다면 충분히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서지연 의원은 “외교에 있어 정부가 지자체에 권한을 많이 이양해야 하며, 이를 통해 부산은 해운, 항만 등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석칠 의원은 “중남미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교육 분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의회 차원에서 디지털 교육 기기·프로그램의 교류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의원은 “각국이 원하는 의제를 찾는 게 핵심이며, 특히 중소 국가가 취약한 의료산업 부분에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페루 리마/글·사진=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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