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반전 접어든 국감, ‘정책’은 없고 ‘정쟁’만 넘쳤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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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민주, 시종일관 ‘거친 입’ 충돌
상임위마다 ‘신구권력 대치’ 이어져
오늘 환경노동위, 김문수 고발 논의
내일 법사위, ‘이재명 의혹’ 격돌 예고

법사위 국감장에서 피켓 붙이는 여야. 국회사진기자단. 부산일보DB 법사위 국감장에서 피켓 붙이는 여야. 국회사진기자단. 부산일보DB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막판까지 여야의 극심한 공방으로 얼룩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역시 ‘정책 국감’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혹평이 우세하다.

 이달 4일 막을 올린 국감은 반환점을 돌며 일부 상임위는 이번 주 종합감사까지 마치는 등 17일부터는 종반전에 접어든다. 상임위 대부분은 21일과 24일 국감을 마친다. 하지만 감사원의 서해 피격 사건 감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수사,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발언 관련 고발 등 각종 논란으로 마지막 주에도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을 합니까”(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7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 12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등 국감장을 어지럽힌 감정 섞인 거친 ‘입’도 언제든지 다시 등장할 수 있는 형국이다. 국감 직전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하면서 ‘신구 권력’ 대치 전선이 뚜렷해진 탓으로 보인다.

 법제사법위원회는 18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쌍방울 의혹’ 등을 수사하는 수원지방검찰청 등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하는데, 이재명 대표 연루 의혹을 집중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열리는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서도 성남 분당구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등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한 개발사업 의혹을 놓고 여야가 격돌할 전망이다.

 환경노동위원회는 17일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에 대한 상임위 차원의 고발 여부를 논의한다. 김 위원장을 국회 모욕죄·위증죄 등으로 고발을 추진하는 야당과 사상의 자유를 앞세워 방어하는 여당의 대치가 예상된다. 같은 날 환노위의 근로복지공단 등 국감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등 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피감기관장들을 상대로 질의가 쏟아질 예정이다. 정무위의 21일 종합감사에서는 전방위 사퇴 압력을 받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출석한다.

 17일 열리는 한국방송공사(KBS) 등에 대한 과방위 국감에서는 ‘바이든’ 자막 방송 등 사안과 관련해 공영 방송의 역할 등에 대한 질의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과방위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와 관련, 카카오, SK C&C, 네이버 임원들을 감사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16일 합의했다. 여야 이견이 없는 만큼 17일 증인 채택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과방위원들은 16일 오후 판교 데이터센터 사고 현장을 찾아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과방위는 또 19일 경북 경주의 월성원전을 현장 시찰할 예정인데 월성원전 1호기 방사능 오염수 누출 의혹,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을 두고 여야의 격돌이 예상된다. 국방위는 20∼21일 육해공 3군 본부, 각급 사령부를 대상으로 감사를 펼친다. 최근 현무-2C와 SM-2 함대공미사일 등 군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실패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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