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이틀 지났는데도… “일부 서비스 여전히 복구 중”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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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비롯 주요 기능은 정상화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 95% 수준
이메일 서비스 등 시간 걸릴 듯
전기실 배터리 1개서 화재 시작
2차 합동 감식서 CCTV 확인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위해 자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애가 있었던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이 속속 오류를 바로잡으면서 점차 대부분 정상을 되찾고 있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경우 17일 오후 5시 현재 문자는 물론, 이미지와 동영상 파일의 수·발신이 가능해졌다.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 중에서 카카오 인증서와 전자증명서, 디지털 카드, 톡 명함, My 구독 등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같은 카카오의 금융 서비스도 정상화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카카오톡 및 카카오 서비스들의 주요 기능이 상당 부분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용자들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 일부 서비스는 아직 복구 작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카카오는 카톡의 비즈니스 서비스인 '톡 채널'과 미디어 파일 보관 서비스인 '톡 서랍' 서비스는 아직 복구 중이며, 카카오의 포털 '다음'과 카카오 이메일 서비스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이들 서비스는 연계 시스템의 복잡도가 높고 복구 장비 등의 특수성이 있어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 '다음'과 카카오 이메일 등이 여전히 지장을 일으키면서 한 주를 여는 월요일을 맞아 이메일 함을 열거나 마케팅 활동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으로 업무를 재개하려던 사용자들이 불편을 토로하기도 했다.

카카오와 함께 SK 주식회사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일부 전산 시설을 뒀던 네이버도 완전 정상화를 위해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은 오전과 비슷한 약 95% 수준의 복구율을 보였다.

한편 이번 화재가 데이터센터 전기실 내 배터리와 랙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 33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불이 났다. 현장에 설치된 CCTV에는 전기실 내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하고, 이후 곧바로 자동소화 설비가 작동해 가스가 분사되는 장면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배터리 1개는 5개의 랙(선반)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번 화재로 배터리 1개가 모두 탔다.

SK C&C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전기실 내 배터리와 랙에서 불이 난 것"이라며 "(이와 별도의) UPS실에는 훨씬 많은 배터리가 있는데, 만약 UPS실에서 불이 났다면 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기소방재난본부,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2차 감식을 실시했다. 국과수는 불에 탄 배터리와 주변 배선 등을 수거해 정밀 감식을 통해 배터리의 자체 과열에 의한 불인지, 혹은 전선 단락 등에 의한 화재인지 등을 분석한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추정되나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정확한 원인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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