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중동 특수·부산 엑스포 유치 ‘쌍끌이’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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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실권자 빈 살만 왕세자
670조 대형 프로젝트 들고 방한
윤 대통령, 새 관저 첫 손님 환대
주요 그룹 총수들도 잇따라 만나
정부·기업 ‘두마리 토끼’ 전략 관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윤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관저를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윤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관저를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한국을 찾았다.

오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1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3차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성사된 사우디 최고 권력자의 방한은 엑스포 유치 전략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확대회담, 단독회담에 이어 공식 오찬까지 2시간 30분에 걸쳐 만남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는 중동지역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며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을 통해 사우디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지금이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말했다.

이에 빈 살만 왕세자는 “수교 이래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의 실권자로 약 5000억 달러(670조 원) 규모의 ‘네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은 이날 빈 살만 왕세자를 극진히 챙겼다. 새로 입주한 한남동 관저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첫 손님으로 맞아 VIP 대접을 했다. 새벽에 도착한 빈살만 일행을 영접하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직접 서울공항 환영행사에 나가기도 했다.

두 나라가 각종 초대형 프로젝트 협력에 나선 상황에서 ‘톱 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을 하는 사우디의 실권자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2030 엑스포 경쟁국인 사우디 최고 권력자의 방한이 엑스포 유치전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회담에서 엑스포 이야기는 전혀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제2 중동 특수’를 기대하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앞으로의 유치경쟁에서 사우디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더군다나 빈 살만 왕세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도 만났다. 총수들은 일찌감치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을 돌면서 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수십조 원 규모의 사우디 초대형 프로젝트가 우리 기업인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고, 엑스포는 엑스포”라며 유치경쟁과는 별개로 두 나라 사이의 경제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윤 대통령이 2030엑스포를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킬 정도로 의지가 강한데다 내년 12월 엑스포 유치 성과를 바탕으로 2024년 총선 전략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유치전의 고삐를 늦출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사우디를 통한 중동 특수’와 ‘2030 엑스포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쳐나갈지 온 국민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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