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핫이슈 보수 정당 '물갈이’… 16대 이후 절반은 갈렸다[총선 앞으로 1년]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6차례 총선 분석해 보니

의원 교체 ‘평균 비율’ 41%
최소 1명에서 최대는 10명
21대 ‘현역 공천’ 5명 불과

보수정당은 2000년 이후 총선 때마다 ‘보수의 텃밭’인 부산에서 대규모 ‘물갈이’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선거 개표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보수정당은 2000년 이후 총선 때마다 ‘보수의 텃밭’인 부산에서 대규모 ‘물갈이’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선거 개표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일보〉가 2000년 16대부터 21대까지 6차례 총선 상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부산에서 보수정당의 평균 물갈이 비율은 41%였다. 물갈이가 사실상 없었던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돌풍이 불었던 사실을 감안하면 22대 총선에서도 현역 의원 중 절반 정도는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체적으로 역대 총선에서 물갈이 폭이 크다고 결과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명분이 있고 제대로 된 인물을 내세운 물갈이가 이뤄지면 총선 결과도 좋았지만 찍어 내기식 물갈이는 역풍을 맞았다.




■16대 총선

1988년 13대 총선까지 신한민주당, 통일민주당 등 야당 강세였던 부산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보수의 텃밭’으로 바뀌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민주자유당은 부산의 16개 선거구 가운데 15개 선거구에서 승리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이 21석으로 늘어난 부산 의석을 ‘싹쓸이’했다.

두 차례 총선에서 부산을 석권한 보수정당은 한나라당으로 이름을 바꿔 나선 2000년 16대 총선에서 물갈이를 단행했다. 21개 선거구가 17개로 줄어든 16대 총선에서 ‘재출마’에 성공한 현역 의원은 11명이었다. 현역 의원 기준으로 보면 21명 가운데 10명이 재출마에 실패해 물갈이 비율이 48%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7선의 신상우, 5선의 김정수 등이 공천 탈락했고 엄호성, 안경률, 허태열 등이 새 인물로 국회에 들어왔다. 16대 부산 총선의 결과는 한나라당의 싹슬이 승리였다.

■17대 총선

2004년 17대 총선에선 한나라당 소속 현역 의원 17명 가운데 7명이 물갈이됐다. 박관용 국회의장이 정계 은퇴로 물러났고 김진재, 정문화, 유흥수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택했다. 부산의 의석수가 18개로 늘어나면서 김정훈, 유기준, 박형준, 김희정, 이성권 등 신인 8명이 한나라당 간판으로 총선에 뛰어들었다. 현역 의원 교체를 기준으로 41% 물갈이가 이뤄진 17대 총선 결과 한나라당은 17개를 차지했다. 1개 의석을 열린우리당 소속 조경태 후보에게 내줬지만 완승에 가까운 결과였다.

■18대 총선

2008년 18대 총선의 경우 한나라당에서 ‘계파 학살’이 벌어졌다. 친이(친이명박)계가 친박(친박근혜)계를 대거 공천 탈락시키면서 친이계 일부도 함께 교체했다. 당시 한나라당 부산 현역 의원 17명 가운데 8명이 교체돼 물갈이 비율이 47%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 김무성, 유기준 의원 등이 공천에서 탈락했고 친이계로 분류되던 권철현, 이성권도 물갈이됐다. 18대 총선 공천 학살의 결과는 ‘친박 무소속 돌풍’이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 유기준 의원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친박’ 간판을 내건 이진복, 김세연, 유재중 후보는 무소속으로 국회에 진입했고 ‘친박연대’ 박대해 후보도 당선됐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부산에서 11명을 당선시키는 데 그쳐 지역 의석 점유율이 61%로 급감했다.

■19대 총선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을 출범시키면서 ‘친이계’ 물갈이에 나섰다. 김무성 의원은 다시 공천에 탈락했지만 18대와 달리 무소속 연대를 결성하지 않았다.

19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현역 의원 17명 가운데 김무성 의원 이외에 김형오, 안경률, 허태열, 장제원 의원 등 9명이 불출마나 공천 탈락으로 교체됐다. 18대와 같은 47% 물갈이 비율을 기록했으나 친박계로 분류되는 현기환, 허태열, 박대해 의원 등이 물갈이에 포함돼 상대적으로 후폭풍이 적었다. 총선 결과 새누리당은 부산 18석 가운데 16석을 차지해 의석 점유율을 89%로 끌어올렸다.

■20대 총선

18, 19대 총선에서 대규모 물갈이를 단행했던 보수정당은 2016년 20대 총선에선 물갈이 폭을 최소화했다. 20대 총선에서 부산 새누리당 현역 의원 16명 가운데 불출마는 1명으로 물갈이 비율은 6%에 그쳤다. 부산에서 불출마한 1명(문대성 의원)도 이후 인천으로 지역구를 바꿔 출마해 실제로는 물갈이가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 정의화 의원도 정계 은퇴로 불출마했지만 지역구 합구 영향으로 의석 기준 물갈이 효과가 없어 제외됐다. 결국 현역 의원 15명이 재출마했고 손수조 후보는 19대에 이어 원외인사로 재출마했다. 새 인물은 김척수, 윤상직 후보가 전부였다.

물갈이 없는 부산 총선의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돌풍’이었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김영춘, 박재호, 최인호, 전재수, 김해영 5명을 당선자로 배출했다. 사상에선 손수조 후보에 밀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했던 장제원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결국 새누리당의 부산 의석 점유율은 67%로 줄었다.

■21대 총선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으로 간판을 바꾼 보수진영은 부산에서 ‘역대 최대’ 물갈이에 나섰다. 총선 당시 부산 현역 의원 12명 가운데 당 공천을 받은 의원은 5명에 불과했다. 김무성, 유기준, 이진복, 김정훈, 김세연, 윤상직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현역 7명이 교체됐다. 물갈이 비율은 58%로 치솟았고 황보승희, 안병길, 김희곤, 박수영, 김미애, 백종헌, 이주환, 전봉민, 정동만 후보 등 신인이 당선됐다. 미래통합당은 부산에서 15명 당선자를 배출해 의석 비율을 83%로 끌어올렸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