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부산 이전 기관 확정…남은 과제는?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토부, 산은 이전 공공기관 고시
본점 이전 위한 첫 걸음 뗐단 평가
계획안엔 완전한 기능 이전 담아야
법 개정 위해 부산 여야 총력 약속

3일 오후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공공기관 지정 고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3일 오후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공공기관 지정 고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KDB산업은행은 3일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최종 지정됐다. 본점을 이전을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이다. 앞으로 마련할 이전 계획안에 완전한 기능 이전 내용을 포함하는 것 외에도 본점 소재지를 규정하고 있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 등 과제가 남은 만큼 끝까지 지역 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0시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못 박았다. 국토부는 이날 고시문을 통해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한다’는 사실을 알리며 결정 취지에 대해 ‘금융 관련 기관이 집적화되어 있는 부산으로 이전함으로써 유기적 연계, 협업 및 시너지 효과 창출 가능’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 부산을 찾아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약속한 지 1년 3개월여 만에 본격적인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행정 절차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이전 계획안 마련만 남게 됐다. 계획안에는 구체적인 부지나 규모 등 세부 사안이 담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오는 5월 종료 예정인 ‘산업은행 정책금융 역량강화 컨설팅’ 결과를 참고, 오는 6월 이전 계획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한다는 구상이다. 산업은행 상급 기관인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위한 지방 이전 계획안 승인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에서는 주요 기능을 서울에 남겨 두는 반쪽짜리 이전이 돼서는 안된다며 계획안에 완전한 기능 이전을 명시적으로 담아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지정 고시 관련 브리핑을 열고 “금융과 투자 부문의 필수적인 기능들이 충분히 부산으로 이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이란 고차방정식 문제도 관건이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위치를 서울로 정하고 있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결국 국회가 이같은 내용을 수정해야하는데, 국민의힘은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다수석을 확보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선 중앙당과 서울지역 현역 의원 등을 중심으로 비토 기류가 감지된다.

부산 여야는 한목소리로 법 개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전봉민 부산시당위원장은 “산업은행 부산이전은 헌법에 명기된 국가균형발전의 초석은 물론, 부산이 명실상부한 국제금융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조속히 추진될 사업이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부산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6월까지는 한국산업은행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은숙 부산시당위원장은 당내 일부 반발 기류에 대해 “민주당 수도권 의원들에게도 이야기하고 압박하고 싸워서 산업은행을 이전해야 한다”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의 시작을 알리는 사업인 까닭에 중앙당이 반대할 명분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 외에 노조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노조 측은 이전 공공기관 고시 이후에도 이전계획안 마련 등에 협조하지 않겠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부산시는 이날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공기관 지정과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부시장은 “이번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지정 고시는 단순히 공공기관 하나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차원을 넘어 부산을 비롯한 남부권 경제벨트를 살리고 부산과 서울 양대 성장 축을 통한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계기로 부산은 해양․파생 금융과 핀테크․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금융을 바탕으로 동북아 금융 허브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금융 허브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